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의 강력한 대항마로 꼽히는 다닐 메드베데프(5위·러시아)가 쾌조의 컨디션을 선보이며 US오픈 테니스 대회(총상금 5340만2000달러) 1회전을 가볍게 통과했다.
메드베데프는 2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이틀째 남자 단식 본선 1회전에서 페데리코 델보니스(79위·아르헨티나)를 3대 0(6-1 6-2 6-4)으로 쉽게 물리치고 2회전에 올랐다.
이날 메드베데프는 자신의 서브 게임을 단 한 번도 브레이크 당하지 않았을 정도로 델보니스를 압도했다. 반면 상대방의 서브 게임은 5번이나 브레이크하며 경기를 쉽게 풀어갔다.
강력한 서브가 통했다. 메드베데프는 델보니스에 서브 에이스 숫자에서 4-1로 앞섰고, 첫 번째 서브의 87%, 두 번째 서브의 82%가 득점으로 이어져 각각 60%-46%에 그쳤던 델보니스에 우위를 점했다. 견고한 수비 능력도 선보였다. 리시브 포인트 숫자에서 델보니스를 39-13으로 3배 앞섰을 정도.
메드베데프는 지난해 이 대회 결승전에 올라 눈앞에서 우승을 놓친 바 있다. ‘흙신’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과 격돌한 메드베데프는 무려 4시간50분에 달하는 풀세트 접전 끝에 나달에 아쉬운 2대 3(5-7 3-6 7-5 6-4 4-6)으로 패배했다. 첫 두 세트를 내주고도 20대의 젊은 혈기로 이어진 두 세트를 내리 따내며 나달을 추격했지만, 결국 경험의 나달을 넘어서지 못했다.
나달과 로저 페더러(4위·스위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에 대한 우려와 부상 등 이유로 불참해 ‘빅3’ 중 조코비치만 참가한 이번 대회는 메드베데프가 우승을 차지할 절호의 기회다. 메드베데프는 도미니크 팀(3위·오스트리아) 스테파노스 치치파스(6위·그리스) 알렉산더 츠베레프(7위·독일) 등 20대 선수들과 함께 조코비치의 대항마로 꼽히고 있다.
메드베데프는 1회전을 무실세트로 잡아내면서 체력을 낭비하지 않고 향후 도전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메드베데프는 이 대회에서 우승할 경우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의 기쁨을 맛볼 수 있다. 메드베데프는 호주오픈(4라운드) 윔블던(3라운드) 프랑스오픈(1라운드) US오픈(준우승)에서 좋은 성적을 냈지만 매번 고배를 마셨다,
한편 한국 테니스 간판 권순우(73위·CJ 후원)는 3일 오전 6시에 남자 단식 2회전 경기를 치른다. 상대는 이번 대회에서 12번 시드를 받은 데니스 샤포발로프(17위·캐나다)다. 권순우는 지난 1일 1회전 경기에서 타이-손 크위아트코스키(187위·미국)에 3대 1로 역전승을 거두고 메이저 대회 본선 첫 승리를 따낸 바 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