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무실점 호투로 2승 쾌거… 세인트루이스 타선 불붙어

입력 2020-09-02 12:24 수정 2020-09-02 13:24

‘더블케이’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무실점의 눈부신 호투로 첫 승을 얻어낸 신시내티 레즈를 상대로 시즌 2승을 또다시 얻어냈다. 상대 선발 투수 소니 그레이의 초반 실투에 타선에 불이 붙으며 승기를 잡아낸 세인트루이스는 16대 2의 대승을 거두면 3연승을 이어갔다.

김광현은 2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그레이트 아메리칸볼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MLB) 원정 경기에서 5회 동안 무실점을 해내며 소속팀이 16대 2의 대승을 거두는 데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 볼넷 2개와 안타 3개를 허용했지만, 병살타 2개를 잡아내는 모습을 보였다. 삼진은 메이저리그 입성 후 개인 한 경기 최다인 4개를 잡았다. 특유의 빠른 투구 템포로 신시내티 타선을 뒤흔들었다.

김광현은 경기 후 취재진과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오늘 같은 경기는 1회가 가장 중요하다. 방심하면 타격전으로 이어질 수 있었기에 1회 가장 집중했다”고 말했다. 그는 “몰리나가 사인을 내는 대로 공을 던졌다”며 “신시내티 홈구장이 타자한테 유리하고 홈런도 많이 나오는 구장이어서 체인지업을 적게 던지고 슬라이더와 패스트볼을 낮게 던지려고 노력했다”며 포수와의 치밀한 사전 전략도 설명했다.

두 차례의 병살타 유도에서 김광현의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6점을 안고 마운드에 오른 1회 말, 선두타자 조이 보토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불안한 출발을 했다. 그러나 닉 카스테야노스를 상대로 포심패스트볼로 유격수 병살타를 성공시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3회에는 카스테야노스에게 또다시 병살타를 유도해 이닝을 마무리하는 대담함을 보였다. 커트 카살리, 보토에게 잇따라 슬라이더를 던지다 안타를 맞아 1사 1·2루 상황이었다.

김광현은 선발 등판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이번 경기 결과, 김광현이 선발 등판한 4경기의 평균자책점은 0.44로 평균자책점 0.83보다 매우 낮았다. 마무리 투수를 맡았었던 김광현이 소속팀 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이후 선발로 보직이 변경된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야구 통계업체 ‘스탯츠 바이 스탯츠’에서는 “1913년 이후 김광현의 빅리그 선발 데뷔전 포함 4경기 평균자책점 0.44는 1981년 페르난도 발렌수엘라의 0.25 이후 가장 낮은 왼손 선발 투수의 기록”이라고 평했다.

세인트루이스의 타선도 불이 붙었다. 이날 경기에서 23안타를 터뜨리며 16득점을 얻었다. 특히 4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한 브래드 밀러는 홈런 2개를 포함한 6타수 4안타 7타점을 기록했다. 지난 김광현 등판에서 아쉬운 수비 실책을 낸 밀러는 이번 경기의 포격으로 빚을 갚는 모양새였다.

경기는 초반부터 세인트루이스의 기세가 뻗어 나갔다. 1회 초부터 신시내티의 선발 투수인 소니 그레이에게 6점을 얻어냈다. 콜턴 윙과 토미 에드먼의 연속 안타와 폴 골드슈미트의 볼넷으로 만든 무사 만루 찬스에서 브레드 밀러가 적시 2루타로 2명의 주자를 불러들였다.

이어진 2사 만루에서 덱스터 파울러가 안타를 때리며 2점을 추가했다. 1번 타자 웡이 다시 타석에 돌아와 2사 만루에서 안타를 때려 2명이 홈에 더 들어오며 1이닝에서만 6점을 내줬다. 시즌에서 5승 1패, 평균 자책점 1.94으로 좋은 성적을 거뒀던 그레이는 1회를 마치지 못하고 강판되면서 기세가 꺾였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