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미용실서 ‘노마스크’ 헤어서비스 받다 딱 걸렸다

입력 2020-09-02 11:35 수정 2020-09-02 11:42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AP뉴시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마스크를 안 끼고 미용실을 방문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펠로시 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마스크 착용을 강하게 요청해왔던 점에서 위선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폭스뉴스는 펠로시 의장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미용실을 방문해 헤어드라이어 서비스를 받고 있는 영상을 1일 보도했다. 영상을 보면 머리가 젖어 있는 펠로시 의장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걷고 있다. 반면 그의 뒤에 있는 스타일리스트로 추정되는 남성은 검은색 마스크를 끼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미용실은 펠로시 의장이 방문한 시점에는 폐쇄됐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조례로 지난 3월부터 지난달까지 코로나19로 모든 미용실을 폐쇄한 바 있다. 이번 달부터 미용실 운영이 재개되기는 하지만 야외 운영에 한해서만이다.

낸시 펠로시 의장(왼쪽)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고 걷고 있다. 반면 뒤에 스타일리스트로 추정되는 사람은 마스크를 끼고 있다. 폭스뉴스 캡처

미용실 주인인 에리카 카이오스는 폭스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펠로시 의장에게는 개인 스타일리스트가 있다”며 “그들 가운데 1명이 지난 일요일 의자 하나를 빌리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카이오스는 펠로시의 방문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현재까지 돈을 받지도 못했다”고 했다.

그는 이는 ‘이중잣대’라며 “뺨을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는 일도 못 하고 다른 손님들도 미용실에 오지 못하는데 그 사람은 자신은 들어가서 볼일을 봐도 된다고 생각한 듯했다”며 “우리는 이러한 여성을 우러러봐야 하는 건가”라고 한탄했다.

펠로시 의장 대변인인 드류 해밀은 “의장은 언제나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준수한다”면서 “미용실 측에서 당국이 손님을 한 번에 1명씩은 받을 수 있도록 허가해줬다고 전해왔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카이오스는 미용실에선 코로나19 예방조치 차원에서 머리를 말릴 수 없게 돼 있는데 이를 어겼다고 다시 반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 11일(현지시간) 미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월터 리드 국립 군 의료원을 방문, 공식석상에서 처음으로 마스크를 쓰고 복도를 걷고 있다. 뉴시스AP

한편 펠로시 의장은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강력하게 주장해왔다. 그는 지난 6월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개석상에서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면서 “진정한 남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한다. 이는 당신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던 적이 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