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아이돌 중심으로 이뤄진 유료 온라인 콘서트에 이어 뮤지컬도 온라인 공연 유료화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앞서 진행된 온라인 뮤지컬 공연이 후원 형식으로 진행돼 자유롭게 관람료를 지불했다면 이번에는 온라인 티켓을 구매한 관객에 한해 영상을 공개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면 공연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이번 유료 온라인 공연으로 공연계가 활로를 찾을지 주목된다.
EMK뮤지컬컴퍼니가 2일부터 예스24 티켓을 통해 뮤지컬 ‘모차르트!’ 10주년 기념공연 실황 영상 스트리밍과 48시간 VOD관람권, MD 상품 등을 포함한 결합 상품 판매를 시작한다. 코로나19 여파로 도래한 언택트 시대에 발맞춘 기획 상품이다.
4일 오후 2시에는 네이버 V라이브와 인터파크 티켓에서도 차례로 판매를 진행한다. 구매한 관람권으로 네이버 V라이브를 통해 추석 연휴인 10월 3일 오후 7시와 4일 오후 2시에 관람할 수 있다.
‘모차르트!’는 국내 상영에 앞서 일본의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3일간 유료로 서비스했었다. 올 추석 연휴에 공개되는 뮤지컬 ‘모차르트!’ 실황 영상은 생생한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실제 공연 중 지미집 2대와 무인 달리 1대를 포함해 총 9대의 풀HD 카메라를 동원해 촬영을 진행했다. 다양한 앵글과 땀방울까지 보이는 클로즈업을 통해 공연장에서 보는 것과는 또 다른 카타르시스를 선사할 예정이다.
가격은 결합 상품마다 다르다. 스트리밍과 VOD 관람권은 약 3만3000원(1500코인)으로 책정했고, ‘모차르트!’ AR 포토세트, 포토북 등 MD 상품과 만난 결합상품은 3만9000원부터 4만7000원까지 구성돼 있다. 기존 V라이브에서 진행한 아이돌 콘서트 스트리밍 이용권 가격과 비슷한 수준으로 시장 가격에 맞췄다.
이번 온라인 상영은 코로나19로 대면 공연이 위기를 겪자 공연계의 새로운 돌파구로 대두된 유료 온라인 상영의 첫 시도다. 영상의 퀄리티나 관객의 수요, 수익성 등 새로운 활로의 기준점을 제시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앞서 EMK는 2015년 5월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초연 당시 일본에서 유료 상영회를 진행하며 영상화 사업에 본격적으로 발을 디뎠다. 당시 한류 붐을 타고 한국 뮤지컬에 관심을 가진 일본 관객들의 큰 호응에 힘입어 12월 앵콜 상영을 하는 등 성공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2018년 본격적으로 영상화 사업에 착수했다. 예술의전당 ‘싹 온 스크린’과 함께 창작 뮤지컬 ‘웃는 남자’를 영상화하면서 공연의 본질을 해치지 않고 관객을 극장으로 유입할 수 있도록 힘을 쏟았다.
EMK가 자체적으로 제작한 뮤지컬 ‘엑스칼리버’의 실황 영상은 지난 6월 미국의 공연 스트리밍 플랫폼 ‘브로드웨이 온 디맨드’에 공개되기도 했다. 7월에는 대만의 타이중 국립극장(NTT)에서 상영회를 했다.
김지원 EMK 부대표는 “높은 라이선스 비용, 촬영 비용과 더불어 그동안 무료 상영이 주를 이루었던 만큼 수요를 예측할 수 없는 유료 온라인 공연은 미지의 영역에 대한 도전에 가까웠다”며 “당장 영상화를 통한 수익보다는 새로운 시장에 대한 가능성을 엿보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