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운 없는 몸에 호흡곤란, 두통… 냄새까지 못 맡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가 완치돼 퇴원한 20대 여성 A씨가 후유증을 호소했다. 그는 “사람들에게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을 알리고 싶어 글을 올린다”며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을 자세히 써 내려갔다.
A씨는 지난달 3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한 ‘20대 여성 코로나 완치 후기’라는 제목의 글에서 “저는 별다른 약물치료 없이 자연치유로 37일 만에 두 차례 음성 판정을 받고 퇴원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제 고통은 퇴원 후부터 시작된 것 같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는 현재 다니던 직장까지 관두고 집에서 요양하고 있다”며 “치료 중에는 병실 안에 누워 쉬는 것밖에 하지 않으니 몰랐던 후유증이 일상생활을 시작함과 동시에 찾아왔다”고 털어놨다.
그는 호흡곤란, 두통, 후각 이상 등 현재 앓고 있는 후유증상을 차례로 설명했다. 먼저 “조금이라도 무리하면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고 갑갑해진다”며 “코부터 머리까지 울리는 것처럼 두통이 찾아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병원에서부터 있던 후각 이상 증상은 계속돼 음식 맛은 둘째치고, 이 음식이 상했는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도 어려워 더운 날 빠르게 쉰 음식을 먹고 배탈도 한두 번 났다”며 “냄새를 못 맡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큰 삶의 질 저하를 가져온다”고 전했다.
이어 “팔다리가 저릿저릿하고 온몸에 기운이 없다. 두세 시간이 안 되는 짧은 외출에도 이런 후유증이 나타나기에 일을 도저히 다닐 수 없었다”며 “젊은 나이에 이렇게 방 안에만 누워있는 게 너무나 억울하고, 몸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힘들다”고 호소했다.
A씨는 자신이 추측하는 감염 경로를 설명하며 마스크 쓰기 등 기본적인 방역수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저는 이태원 클럽발 감염자의 직장 동료로 2차 감염됐다. 평소 코로나19에 대한 공포심이 많았던 저는 마스크를 항상 착용했고 내 것이 아닌 무언가를 만지면 꼭 손소독을 했다”며 “저와 제 동료들 모두 식사 중에만 마스크를 벗었는데 모두가 이때 코로나19에 노출된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적었다. “제발 많은 분이 식사 자리와 카페에서 얼마나 많은 위험에 노출돼 있는지 깨달았으면 좋겠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저는 출근 전 방에서부터 마스크를 착용하고 퇴근 후 곧바로 손을 씻고 방에 들어와 마스크를 벗었다”며 “그 덕에 저와 접촉했던 사람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심지어 아버지와 남자친구는 몇 차례 픽업을 도와주며 차 안이라는 밀폐되고 좁은 공간에 함께 있었음에도 모두 마스크를 착용해 3차 감염을 막을 수 있었다”고 확신했다. 이어 “나를 지키기 위해 쓴 마스크였지만 결과적으로 제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을 지켜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A씨는 “코로나19는 생판 모르는 남으로부터 전염되는 것보다 가까이 지내는 사람으로부터 걸리는 경우가 훨씬 많다”며 “코로나19는 ‘우리끼리만 놀면 안 위험해, 내 친구와 가족은 안 걸렸을 거야’라는 안일한 마음의 틈을 파고든다는 걸 항상 생각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