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건강검진 당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는 뉴스가 나온 뒤 SNS에 그의 건강 문제를 제기하는 글이 올라오자 트럼프 대통령이 강하게 부인하고 나섰다.
1일(현지시간) CNN방송은 마이클 슈미트 뉴욕타임스(NYT) 기자가 조만간 펴낼 신간 사본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갑작스럽게 병원을 찾아 건강검진을 받을 때 마취에 들어갈 수도 있을 것에 대비해 펜스 부통령이 임시 대통령직을 맡을 수 있도록 대기상태에 있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립 군 의료센터인 월터 리드 병원에서 정기검진을 받아왔지만 지난해 11월 16일에는 갑자기 방문했다. 당시 백악관은 “대통령이 매우 바쁜 2020년을 앞두고 있어 일정이 없는 이번 주말을 이용해 정기 건강검진을 부분적으로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2월 검진받은 후 9개월 만에 다시 간 것을 놓고 무슨 검진을 받았는지, 왜 다른 때와 달리 일정을 알리지 않았는지를 놓고 일각에서 ‘건강 이상설’이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CNN 정치 분석가인 조 록하트는 전날 자신의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공공에 숨기고 있는 뇌졸중이 있었나”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어진 트윗에서 “슈미트 기자의 책에 기반해 질문하는 것”이라며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는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록하트는 빌 클린턴 행정부 때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발끈했다. 그는 이날 트윗에서 “절대 끝나지 않는다. 이제 그들은 여러분이 가장 좋아하는 대통령인 내가 일련의 경미한 뇌졸중을 겪어 월터 리드 병원에 갔다고 말하려 애쓴다”며 “이 후보(나)에게는 절대 일어나지 않은 일이다. 가짜 뉴스”라고 주장했다.
대통령 주치의인 숀 콘리도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은 뇌졸중을 앓거나 다른 심각한 건강 문제를 겪지 않았고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며 “직무 수행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선 캠프는 성명에서 록하트에 대해 “평생 실패자”라고 맹비난하는 한편 “음모론을 밀어붙인다”면서 CNN에 록하트를 해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