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난 목사가 대면 예배를 강행한 대전의 한 교회에서 10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1일 대전시에 따르면 이날 대덕구 비래동 순복음대전우리교회 신도 9명(대전 265∼272, 276번)이 한꺼번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전 첫 교회 내 집단감염이다.
신도들은 이 교회 목사(대전 259번)가 전날 확진되면서 검사를 받았다. 지난달 21∼22일 확진 판정된 대덕구 송촌동 60대 여성(대전 194번)과 비래동 60대 여성(대전 211번)도 순복음대전우리교회 신도로 확인됐다.
이로써 이 교회 신도 25명 가운데 11명과 목사 등 모두 12명이 코로나19에 걸렸다. 이 중 동구 대동 50대 남성(대전 268번)과 70대 여성(대전 269번), 6살 아이(대전 270번)는 아들과 어머니, 손자 사이다.
목사는 지난달 15일 아내와 함께 인천시 계양구 소재 한 교회 기도회에 다녀온 뒤 17일부터 오한·피로감 증상을 보였다. 그러나 이튿날인 지난달 16일과 23일 모두 대면 예배를 진행했다고 방역 당국은 지적했다.
목사는 그러나 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16일 예배는 대면으로 진행했으나 23일에는 온라인 영상을 통해 비대면 예배를 진행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무증상이었던 16일 예배를 통해 다른 신도들에게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대전시가 대면 종교활동을 전면 금지한 이후에는 대면 예배를 진행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다만 목사는 아내가 지난달 25일 ‘계양구 88번 확진자’로 이름을 올렸는데도 예배에 참석했던 신도들에 대해 검사 권유 등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목사 아내는 최초 역학조사에서 기도모임에 참석한 것을 진술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달 20일부터 발열 증상이 나타났으나 25일까지 해열제를 복용하며 검사를 받지 않았다. 목사는 “당시에는 몸살이라고 생각해 코로나19에 걸렸다는 확신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