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최다국’ 美 집단면역 도전?…“200만명 죽을 것”

입력 2020-09-02 00:10 수정 2020-09-02 00:10
스콧 아틀라스 EPA연합

트럼프 행정부의 신임 의료고문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집단면역 전략을 주장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스웨덴이 집단면역 전략을 채택했다가 실패한 만큼 무모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정부의 코로나19 관련 논의에 참여하고 있는 관계자를 인용해 일부에서 코로나19에 대한 집단면역 대책이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집단면역은 인구의 특정 비율 이상이 코로나19에 감염돼 바이러스에 저항력을 갖추도록 하는 방식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집단면역을 이루기 위해서는 최소 전체 인구의 50~60%가 코로나19 항체를 보유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논의를 주도하고 있는 사람은 전염병 전문가로 지난달 백악관에 합류한 미국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의 스콧 아틀라스 박사로 알려졌다. 그는 스웨덴처럼 건강한 사람들이 질병에 대한 면역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스콧 아틀라스(왼쪽 두번째)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전당대회 연설에서 “저위험군 미국인들은 직장과 학교로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길 바란다”면서 “이들이 다시 일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논의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큰 비난을 받고 있다. 올해 초 코로나19 확산 당시 집단면역을 채택했던 스웨덴은 지난 5월까지 이웃국가인 노르웨이와 핀란드가 합쳐서 600명이 안 되는 사망자를 낼 동안에 4500명의 사망자를 냈다. 그 사이 스웨덴 국민의 항체 생성 수준은 7.3%에 불과했다. 스웨덴 정부는 높은 사망률에 방역 실패를 인정하고 사과한 바 있다.

지난달 11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매터 스튜디오 갤러리에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들을 기리기 위한 전시회의 일환으로 수백 개의 종이학이 걸려 있다. AP뉴시스

2018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로머 뉴욕대 교수는 “일단 코로나19가 지역 사회에 퍼져나가면 결국 모든 곳에 퍼지게 될 것”이라며 “요양원에서 사람들을 보호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많은 사람이 죽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WP는 코로나19 치명률이 1%라고 가정했을 때 미국 인구 3억2800만명의 65%가 감염되는 동안 213만명이 사망할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아틀라스는 백악관을 통해 “대통령이나 행정부 차원에서 집단면역 정책은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대통령에게 그런 정책이 보고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