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인연 이낙연·김종인…4차추경은 공감, 원구성엔 신경전

입력 2020-09-01 17:30

신문기자와 취재원으로 40년 인연을 이어온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첫 상견례에서 덕담과 신경전을 동시에 주고받았다.

오전 10시 비대위원장 회의실을 찾은 이 대표에게 김 위원장은 “축하한다. 앞으로 원만하게 정치를 풀어갈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운을 뗐다. 이 대표도 “(기자 시절 등) 대표님 모신 게 햇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긴 세월”이라며 “늘 지도해 줬는데 이번에도 지도를 부탁 드린다”고 화답했다.

이 대표와 김 위원장은 이날 4차 추경 편성과 2차 재난지원금 선별 지급 방안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 위원장은 “빨리 4차 추경을 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에게) 선별적 지원을 해야 한다는 게 통합당 입장”이라고 운을 뗐다. 이 대표도 “4차 추경은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며 “당정 협의를 통해 (4차 추경을) 하는 쪽으로 곧 결론이 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원구성 재협상 문제와 경제민주화 입법 등을 놓고는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김 위원장은 “(원구성 과정에서) 과거 지켜오던 관행이 깨져 버리는 바람에 지금 의회가 종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보인다“며 “이 대표가 새롭게 당대표로 선출되면서 정치 상황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금년 개원 협상 과정에서 두세 달 동안 겪었던 우여곡절을 반복할 겨를이 없다”고 되받은 뒤 “국회 비상경제특위를 빨리 가동하고 상법·공정거래법 등 경제민주화 문제를 포함해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시급한 과제는 코로나 2차 확산을 극복하고, 정치권이 관련 문제를 빨리 해결하는 것”이라고만 했다.

이 대표는 앞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김 위원장이) 5·18 묘소에서 무릎을 꿇으셨는데, 5·18 진상조사에 협조를 안 하게 된다면 신뢰가 많이 무너지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법사위원장이 원구성 재협상 대상이 되느냐’는 질문에도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원구성 재협상은 없다는 뜻을 거듭 분명히 한 것이다.

상임위원장 재분배 요구를 주장해 온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와도 신경전이 이어졌다. 김 위원장에 이어 주 원내대표를 찾은 이 대표는 “주 원내대표는 오래 전부터 인품과 온화함에 반했고, 또 흠모해온 분”이라면서도 “(요구가 있다면) 원내대표들끼리 잘 논의를 해주시되, 같은 우여곡절이 반복된다면 국민들께서 매우 걱정을 하실 것”이라고 했다.

이에 주 원내대표는 “코로나19 등 여러 어려움을 국난에 버금가는 시기로 비유한 표현이 맘에 와 닿는다”면서도 “아직 정상적으로 국회가 구성되지 않은 상황이다. 어려울 때 일수록 협치를 통해 국가적 과제를 빨리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되받았다. 이후 이 대표는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최강욱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차례로 예방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