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인도와 일본, 호주 등 4개국 인도·태평양 방위협의체인 ‘쿼드(QUAD)’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유사한 체제로 공식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이 밝혔다.
비건 부장관은 또 한국과 베트남, 뉴질랜드가 확대되는 쿼드에 동참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미국이 인도·중국간 국경 충돌을 계기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대중국 포위망을 공고히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1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비건 부장관은 전날 미국-인도 전략적 파트너십 포럼 연례회의 화상 대담을 통해 “인도·태평양 지역은 강력한 다자구조가 부족하다”며 “그들은 나토나 유럽연합(EU) 같은 강인함이 없고, 아시아의 강력한 기구들은 포괄적이지 않아 그런 기구를 공식화하라는 요청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4개국과 역내 다른 국가들이 “중국이라는 잠재적 도전”에 맞서는 보루로서 협력하도록 하는 게 미국의 목표이며 “공유된 가치와 이익을 중심으로 인도·태평양과 전 세계에서 더 많은 나라들이 모이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미국과 인도, 일본, 호주 등 4개국이 최근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해 한국, 베트남, 뉴질랜드 등과 매우 긴밀한 협력을 해왔다고 거론하며 한국 등 3개국도 쿼드 확대에 동참하기를 바란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나토도 비교적 작은 기대에서 출발했고, 다수의 국가들이 나토 회원국 대신 중립을 선택했다”며 “공식적 동맹은 다른 국가들이 미국처럼 헌신적일 때에만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건 부장관은 4개국은 올 가을에 인도에서 만날 것이라고 전하며, 미국과 인도 해군의 말라바르 연합훈련에 호주가 참가할 가능성이 있는데 이는 공식적인 안보 협력체를 향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말라바르 훈련은 1992년부터 주로 벵골만에서 열리고 있으며, 2015년부터는 일본도 포함됐다.
미국과 인도는 10월 중으로 장관급 회담을 갖고 안보 및 국방 협력 등 다양한 주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팀 로머 전 인도 주재 미국대사는 미국과 인도의 국방·외무 장관들의 ‘2+2’ 회담과 관련, “이번 회담은 중국의 속내 뿐아니라 대공 미사일 시스템, 대잠수함전 등 많은 중요한 주제를 다룰 것”이라며 “쿼드 체제를 더욱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