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투병 6개월째, 칫솔조차 무겁다” 英여성의 일기

입력 2020-09-01 17:21
모니크 잭슨의 코로나일기 중 일부. 인스타그램(@_coronadiary). 연합뉴스

영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돼 6개월째 장기투병 중인 여성의 ‘그림일기’가 화제가 되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1일(현지시간) 런던에 사는 모니크 잭슨이 지난 3월 코로나19에 걸린 뒤 24주째 투병 중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발병 당시 모니크의 증상은 경증에 가까웠다. 그러나 증상은 약 6개월이 흐른 후에도 사라지지 않았고 모니크는 자신의 몸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모니크는 원래 외향적이고 활동적인 사람이었다. 평소 무에타이와 주짓수를 즐겼고 매일 직장이 있는 런던 도심의 아트갤러리까지 자전거로 약 20㎞를 달려 출퇴근했다. 그런데 코로나19에 확진된 후부터는 양치하기 위해 칫솔을 드는 것마저 버겁게 느껴질 때가 있다고 한다.

모니크는 최근 답답한 마음을 담아 인스타그램에 투병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일기에 따르면 그는 감염 후 첫 2주간은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고열과 감기 증상을 겪었다. 그다음에는 호흡곤란이 왔고, 이어 이를 악물어야 할 정도의 가슴 통증이 생겼다. 이후 위장이 불타는 것처럼 아프다가 6주째에는 소변을 볼 때 고통스러웠다.

모니크는 9주째 때 다시 검사를 받고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증상은 사라지지 않았다. 모니크는 결국 런던 동부에서 친구들과 함께 살던 집을 나와 가족들이 있는 집으로 되돌아갔다. 가족의 도움 없이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모니크는 의료진조차 증상이 사라지지 않는 환자들을 어떻게 도울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문제는 의사들과 얘기하고, 이메일을 주고받고, 친구들과 얘기하면 너무 지쳐서 양치할 기운도 없다”며 “어떤 날은 하루 계획을 몸이 전혀 따라주지 못한다”고 말했다.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은 물론 방 청소 조차 버겁다고 말한 그는 그림일기를 통해 다른 장기투병자들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증상을 공유하고 있다고 했다.

모니크는 “비록 나는 방에 갇혀 있지만 그 어느 때보다 연결돼 있음을 느낀다”면서 그림일기를 통한 소통이 유일한 즐거움이라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