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5일째 감소세다. 2주 전 시행한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의 효과라는 분석도 있지만 방역 당국은 안심하기 이르다는 입장이다. 확진자 10명 중 3명은 고령자였고 중증환자는 최대치를 기록했다. 향후 2주간 사망자도 계속 증가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전일 대비 235명 늘어 총 확진자 수가 2만182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국내 발생은 222명, 해외유입 사례는 13명이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확진자 수가 점진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오늘까지의 검사 결과는 지난 주말의 검사량 감소가 일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오늘과 내일 확진자 수가 얼마만큼 나오느냐에 따라 수도권을 중심으로 했던 사회적 거리두기의 조치가 얼마나 효과있는지 판가름할 수 있는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고 분석했다.
확진자 증가세는 주춤했으나 코로나19는 지역아동센터, 봉사단체 등 지역사회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울산 남구에서는 지인들 간의 고스톱 모임에서 집단감염 사례가 나왔다. 지난 30일 첫 확진자 발생 후 현재까지 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경기도 시흥시 음악학원(목감음악학원)발 감염은 지역아동센터까지 확산돼 현재까지 18명이 확진됐다. 광명시 봉사단체 나눔누리터와 용인시 새빛교회와 관련한 누적 확진자는 각 15명씩 집계됐다.
이번 수도권 ‘3차 유행’의 특징은 고령자가 많다는 점이다. 지난 5월 발생한 이태원발 집단감염에선 20, 30대 청년층이 많았지만 이번에는 고령자 비율이 많아 방역 당국의 우려가 크다. 특히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관련한 확진자 1083명 중 40.4%(437명)가 60대 이상이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은 이날 회의에서 “확진자 10명 중 3명(30%)은 60대 이상”이라며 “고연령 환자군이 늘면서 중증 환자가 2주 전보다 8배 이상 증가했다”고 우려했다.
실제 이날 위·중증환자는 104명으로 늘어 처음으로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전날(79명)과 비교해 하루 만에 25명이 급증했다. 이 숫자는 당분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지난달 25~26일 400명 이상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으니 7~10일 내 위·중증환자로 전환되는 것으로 생각하면 이번 일요일까지는 위·중증환자 규모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사망자 증가도 우려된다. 권 부본부장은 “코로나19 사망자는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한 지 한 달 전후로 늘어난다”며 “확진자 연령분포를 볼 때 고령층이 많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사망자 규모도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