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염경엽 감독, “팀 정상화에 최선 다할 것”

입력 2020-09-01 16:52
염경엽 SK 와이번스 감독이 1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염경엽(52) SK 와이번스 감독이 2020시즌 프로야구 KBO리그 잔여경기를 48경기 남긴 상태에서 68일 만에 사령탑으로 복귀하며 건강 문제로 자리를 비운 것에 대한 미안한 심정을 드러냈다.

염 감독은 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홈 경기 복귀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두 달 간 자리를 비워 죄송하다”며 “팀이 정상적으로 올라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염 감독은 지난 6월 25일 두산 베어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 경기 도중 더그아웃에서 갑자기 쓰러졌다. 곧바로 병원에 이송된 염 감독은 심신 쇠약으로 2달 간 절대 안정이 필요하단 진단을 받았다. 평소 식사를 거르고 과로하는 등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게 원인이었다. 이에 염 감독은 외부 접촉을 차단한 채 회복에만 집중해 지난 28일 건강검진에서 큰 이상이 없단 결과를 받았다. SK는 염 감독과의 면담 후 내부 회의를 통해 그의 복귀를 결정했다.

염 감독 공백 속에 SK는 박경완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치러왔지만, 현재 10개 구단 중 9위로 성적이 좋지 않다. 염 감독이 쓰러지기 전까지 9위(12승 30패)에 그쳤던 SK는 박 감독대행 체제 하에서도 투타에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며 반등하지 못했다. 5위 KT 위즈와의 격차가 거의 20경기에 달할 정도라 사실상 가을야구도 물 건너갔다.

염 감독은 “두 달 동안 무엇이 잘못됐는지 고민했고, 내 삶에 대해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며 “올 시즌 (좋지 않은 성적의) 전체적인 책임은 내게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K는 지난 시즌 팀 창단 이후 최다인 88승을 거뒀다. 에이스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과 앙헬 산체스(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원투 펀치’가 각각 해외로 진출하며 마운드 공백으 우려가 있었지만 올 시즌에도 가을야구 진출엔 무리가 없을 걸로 보였다.

하지만 김광현과 산체스를 대신할 걸로 기대했던 닉 킹엄이 팔꿈치 부상으로 선발 단 2경기 만에 팀을 떠난 데다 리카르도 핀토도 4승 11패 평균자책점 6.37로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타선도 팀 장타율에서 리그 9위에 그치는 등 ‘홈런군단’의 위용을 잃은 지 오래. 주전 포수 이재원이 부상에서 회복한 이후에도 제 컨디션이 아니고 기대를 모았던 김창평과 정현, 하재훈 등이 부상과 부진 등으로 주축에서 밀려나는 등 올해 SK는 지난 시즌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계약기간이 1년 남은 염 감독은 남은 48경기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플레이오프 진출이 사실상 멀어진 상황에서 중심 선수들의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유망주들을 성장시켜 팀 분위기를 재정비하는 게 과제로 지적된다.

염 감독은 “실망을 안겨드려 죄송하다. 지금부터 (부진한) 중심 선수를 살려내 우리 팀이 가고자 하는 방향을 제시하겠다”며 “희망을 드리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