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세금을 고강도로 인상하는 내용의 7·10 부동산대책이 나온 지난 7월 아파트 증여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7월 전국의 아파트 증여 건수는 1만4153건으로 역대 최다였다. 6월 6133건 대비 2.3배에 달했다. 7월 중 전국 아파트 거래건수 17만3221건 가운데 증여가 24%를 차지했다.
증여는 특히 서울에서 많았다. 서울 아파트의 월별 증여건수는 1~6월 평균 1398건이었다가 지난달 3362건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7·10 대책에서 다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최고 세율을 3.2%에서 6%로 인상했고 양도세도 최고 72%로 올렸다. 증여취득세율은 현행 3.5%에서 최대 12%까지 대폭 인상돼 즉각 시행됐다.
증여가 급증한 것은 증여를 통해 세금 중과를 피하려는 다주택자들이 많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자녀에게 물려줘도 보유세 등 세금 부담이 큰데 다주택자들은 왜 집을 안 팔고 증여할까.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큰 보유자들이 양도세 중과보다 증여세 부담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증여세가 상대적으로 낮을 뿐만아니라 성인자녀가 세대를 독립할 경우 부모의 종부세 등 보유세도 줄어든다. 더구나 집값이 계속 오른다면 나중에 팔더라도 자녀가 1세대 1주택일 경우 양도세를 크게 줄일 수 있다. 가족 전체로 보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이다.
김태희 선임기자 t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