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 2명을 살해한 17세 총격범을 두둔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CBS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에서 17세 총격범 카일 리튼하우스에 대한 질문을 받고 “시위대가 그를 공격해 곤경에 빠졌었다”고 말했다.
리튼하우스는 지난달 24일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인종차별 규탄 시위대를 향해 총을 쏴 2명을 숨지게 했다. 이 시위는 비무장 흑인 제이컵 블레이크가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경찰의 총에 맞아 쓰러진 사건을 계기로 촉발됐다. 리튼하우스는 현재 1급 살인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이후 리튼하우스의 개인 SNS에서는 친트럼프 성향을 드러내는 게시물이 대거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리튼하우스의 폭력적 행위를 비난할 것인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건 흥미로운 상황이었다. 당신과 나는 같은 (당시 상황) 영상을 봤다”며 입을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보기에 그(리튼하우스)는 그들(시위대)에게서 벗어나려고 하는 듯했다”며 “그가 넘어지자 그들(시위대)이 그를 공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조사하는 중이다”면서도 “하지만 내 생각엔 그는 곤경에 빠졌던 것 같다. 그가 죽을 수도 었었다. 조사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돌려서 말했지만 리튼하우스가 시위대 공격의 피해자이며, 총을 쏘지 않았다면 사망할 위험에 놓여 있었다는 뜻이다. 일종의 자기 방어권 행사였다는 두둔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날인 1일 커노샤를 방문할 예정이다. 커노샤 시장과 위스콘신주 주지사 등이 상황 악화를 우려해 반대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일정을 강행할 방침이다.
CNN방송에 따르면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커노샤 방문에서 블레이크 가족을 만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커노샤에서 법집행관 및 일부 사업주를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박수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