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선택 암시한 ‘여행에 미치다’ 조준기…경찰 “병원 이송”

입력 2020-09-01 13:25 수정 2020-09-01 13:38
조준기 대표 인스타그램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올렸던 유명 여행정보 소개 채널 ‘여행에 미치다’의 조준기 대표가 위중한 상태로 발견돼 응급처치를 받고 있다. 조 대표는 최근 ‘여행에 미치다’의 공식 SNS에 불법 촬영물로 의심되는 음란물을 올렸다는 의혹을 받았다.

1일 경찰에 따르면 조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를 조금 넘긴 시각 서울 용산구 모처에서 의식이 불명확한 상태로 발견됐다. 그는 심폐소생술(CPR) 등 응급처치를 받으며 병원으로 이송됐다. 현재 호흡과 맥박은 돌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조 대표는 앞서 오전 10시50분쯤 인스타그램에 “이제 더는 그 누구에게도 짐이 되지 않고 내 갈 길로 떠나려 한다”며 “코로나 시국이니 장례식은 가족끼리만 해 달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음란물 사건에 대해서도 “사건은 사건 그 자체로만 과실을 따져달라. 불필요한 인과들로, 불필요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조 대표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삭제된 상태다.

1일 오후 1시23분 기준 조 대표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접속하면 '페이지가 삭제됐다'는 안내 문구가 나온다.

‘여행에 미치다’는 지난달 29일 공식 SNS에 강원도 평창의 양떼목장을 소개하는 게시물을 올리면서 불법 촬영물로 추정되는 음란물을 첨부해 논란에 휩싸였다. ‘여행에 미치다’ 측은 즉시 사과문을 올렸고, 조 대표도 댓글을 통해 자신이 게시물을 올린 당사자라며 “영상은 직접 촬영한 게 아닌 트위터에서 내려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영상을 본 네티즌 사이에서 불법 촬영물로 의심된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고 결국 경찰도 내사에 착수했다. 비판이 계속되자 ‘여행에 미치다’ 측은 기존의 사과문을 삭제한 뒤 2차 입장문을 올려 “업로드를 행한 담당자와 함께 사법기관에 정식으로 사건 접수를 진행하겠다”면서 “내부 교육을 포함한 진정성 있는 문제 해결이 완료될 때까지 ‘여행에 미치다’ 전 채널 운영을 정지하겠다”고 밝혔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생명의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