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했던 복지부…군의관이 의사 국가고시 채점위원?

입력 2020-09-01 11:51 수정 2020-09-01 13:15
국군의무사령부에 내려온 채점위원 지원 지시 내용 공문.

정부가 의대생 국가고시 시험을 연기한 가운데 군의관 채점위원을 요청하는 공문이 공개돼 논란이 되고 있다.

앞서 지난달 31일 오후 4시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국시 연기를 발표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오전 브리핑 내용을 뒤집었다. 이날 오전 11시만 해도 복지부는 시험을 1일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범의료계 단체·원로들의 건의를 수용해 일주일 연기를 택했다. 의대생들이 대거 시험 응시를 거부한 것 역시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응시자 3172명 중 89.5%인 2839명이 응시 취소 신청을 한 상황이다.

의대생들이 의사국시를 포기하자 교수들도 함께 실기시험 채점을 거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달 31일 국군의무사령부로 의사면허 국가고시 채점위원 지원을 지시하는 국방부 공문이 내려왔다. 채점위원이 부족해 정상적인 시험 진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복지부가 채점위원을 선발하기 위해 군의관을 동원한 것으로 추측된다. 지원 인원은 전문의 1명으로, 지원 기간은 9월 1일부터 4일까지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대학교 2학년에게 대학 입시 논술 전형 채점을 맡기는 것이랑 마찬가지” “군의관은 전문의일 뿐인데 학생을 평가하는 것은 좀 그렇지 않나”는 등 비판적 의견이 나왔다.

김나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