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1일 측근이 운영하는 기획사 ‘노 바운더리’의 청와대 행사 수의 계약 논란에 대해 “SBS 보도는 보안요소는 중요치 않으니 대통령 행사의 동선, 장소 내용을 사전에 다 공개하고, 해외 순방의 경우 상대국 정상의 참석 여부 또한 같이 공개돼도 상관없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탁 비서관은 지난 5월 임명된 이후 SNS를 통해 대통령 행사 소회나 감상 등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탁 비서관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같이 쓰면서 “총연출자의 의도와는 무관한 두 개 이상의 업체에 비교 견적을 받은 후 그것을 사전 답사도 없이 15일 이내에 한류스타 해외 공연장 해외 출연진 등으로 구성한 뒤 멋진 영상으로 만들어서 모든 스텝들을 꾸려서 어떤 사고 없이 완성하라는 것인 겁니까”라고 했다. 그러면서 “네. 네?”라도 반문했다. 불편한 심경을 숨기지 않은 것이다.
탁 비서관 측근들이 설립한 ‘노 바운더리’를 둘러싼 잡음은 계속되고 있다. 전날 SBS는 ‘노바운더리’가 지난해 6월 문재인 대통령이 노르웨이 방문 당시 현지에서 열린 ‘K팝 콘서트’ 행사를 맡는 과정에서 5억4300만원의 수의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국가계약법 시행령 30조에 따르면 수의계약이라도 물품 생산자가 1명인 경우 같은 몇몇 예외를 제외하고, 2인 이상에게서 견적서를 받아야 하는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노 바운더리’를 둘러싼 특혜 의혹은 지난 7월 처음으로 불거졌다. 탁 비서관 측근들이 세운 이 신생 회사가 문 대통령이 참석하는 청와대와 정부의 행사를 대거 수주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당시 청와대는 강민석 대변인 명의로 “청와대 행사 관련 보도는 대통령 행사의 특성을 무시하고, 사실을 부풀려서 특혜의혹을 제기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후에도 ‘노 바운더리’를 둘러싼 의혹이 계속되자 탁 비서관이 직접 페이스북으로 공세적인 대응에 나선 것이다.
탁 비서관은 전날에도 페이스북에 “그간 행사를 만들어오면서 항상 갈리는 기분이었는데, 게다가 최선을 다하고 나면 항상 예상치 못한 비난과 트집에 지쳐 다시 꺼내볼 생각도 안 해보았는데”라며 “오늘 지난 행사들을 하나하나 되짚어보면, 그 지난했던 과정도 비난도 트집도 그립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쓰기도 했다.
탁 비서관은 이밖에 6·25전쟁 70주년 행사, 광복절 경축식 등 자신이 준비를 맡은 대통령 참석 행사에 대한 소회를 페이스북으로 꾸준히 올리고 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