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에 몰리는 돈…청약 폭주에 일시중단까지

입력 2020-09-01 11:23 수정 2020-09-01 11:32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카카오게임즈가 일반 공모주 청약에서도 흥행가도를 달렸다. 돈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증권사가 온라인 청약을 일시 중단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카카오게임즈 IPO 주관사인 삼성증권은 1일 카카오 게임 계열사인 카카오게임즈의 일반 공모주 청약을 오전 10시 일시 중단했다고 밝혔다. 삼성증권 측은 “오전 8시부터 온·오프라인으로 청약을 받고 있는데 예전과 달리 첫날부터 심하게 몰리면서 시스템이 다소 지연되는 현상이 빚어졌다”며 “온라인을 통한 청약을 일시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삼성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도 지연되면서 일반 주식 거래 고객들의 불편도 이어졌다. 삼성증권은 한국투자증권, KB증권과 함께 카카오게임즈 IPO 주관사다.

카카오게임즈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이번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는 공동 대표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에 각각 176만주와 128만주가 배정됐다. 인수회사인 KB증권에는 16만주가 배정됐다.

이날 오전 카카오게임즈 청약을 위해 약 2조원에 가까운 증거금이 몰린 것으로 전해진다. 청약 배정 물량이 가장 적은 KB증권의 경우 청약이 시작된 지 약 2시간 만에 경쟁률이 200대1을 돌파했다. SK바이오팜의 청약 첫날 경쟁률(61.93대 1)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하반기 IPO 시장의 ‘최대어’로 꼽힌다. 지난달 26~27일 진행한 기관 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 기관 1745개가 참여해 경쟁률만 1475.53대 1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게임즈가 일반 공모주 청약 경쟁률에서도 SK바이오팜(323대 1)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그만큼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도 크다. 가장 많은 청약 물량이 배정된 한국투자증권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청약 서비스 시작(오전 11시) 전부터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객장 안 의자가 가득 차고 줄까지 서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다만 카카오게임즈로 돈이 몰리면서 이른바 ‘실탄’이 적은 투자자들은 신주를 받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카카오게임즈의 공모가는 2만4000원으로 공모 주식수는 1600만주다. 이 가운데 일반 투자자 청약배정 물량은 320만주로 총 768억원 규모다. SK바이오팜 청약 경쟁률(323대 1)과 같을 경우 1억원을 내면(청약 증거금률 50%로 2억원 청약 신청)을 내면 약 25~26주를 받을 수 있다.

청약 경쟁률이 높아질수록 신주는 적어진다. 10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면 1억원을 내더라도 8~9밖에 받지 못하는 셈이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IPO에 따른 수익이 기관 투자가와 고액 자산가에게만 돌아갈 것이라는 예상마저 나온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