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2군 투수 신정락(33)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국내 프로스포츠 4대 종목인 야구·축구·농구·배구를 통틀어 최초의 선수 확진 사례가 나왔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31일 밤 “한화 육성군에 있는 선수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충남 서산구장에 있는 한화 퓨처스리그(2군) 선수·직원 전원이 검진을 받는다”며 “1일로 예정된 한화의 퓨처스리그 경기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야구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선수가 2개월 전에 한화 2군으로 내려간 신정락”이라며 “지난 29일부터 고열 등 코로나19 증세를 나타내 이날 검사를 받고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신정락은 한화 2군에서 재활군으로 분류돼 있다. 퓨처스리그 출전 횟수는 많지 않았다. 지난 7월 22일 서산구장에서 고양 히어로즈(키움 산하)를 1대 0으로 이긴 홈경기에 마지막으로 등판했다. 9회초에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그 이후로 1개월 넘게 실전에 투입되지 않았다.
신정락의 마지막 KBO리그(1군) 출전 경기는 지난 6월 2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KT 위즈에 2대 7로 패배한 홈경기다. 9회초 주자 없는 1사 때 마운드를 밟아 남은 아웃카운트 2개를 잡고 투구를 마쳤다. 그 이후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 2군으로 내려갔다.
한화의 1일 퓨처스리그 일정은 서산구장에서 두산 베어스와 홈경기로 예정돼 있다. 이 경기는 취소됐다. 한화는 당분간 퓨처스리그 경기를 진행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구단의 퓨처스리그 경기는 예정대로 진행될 예정이지만, 역학조사 결과에 따라서는 중단될 가능성도 있다.
한화 2군에서 1군으로 최근에 콜업된 선수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 KBO리그 중단도 논의될 수 있다. KBO는 “한화에서 최근 1군으로 올라온 선수들도 숙소에서 대기하고 있다. 곧 코로나19 검진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퓨처스리그는 물론 KBO리그의 진행·중단 여부는 결국 역학조사 결과에 달려 있다. 국내 프로스포츠에서 첫 선수 확진 사례인 만큼 역학조사 결과에 초미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KBO는 올 시즌에 제작한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에서 역학조사를 통해 확진자와 접촉자의 범위가 리그 진행에 지장을 줄 것으로 판단되면 단장급 논의체인 실행위원회, 혹은 사장급 논의체인 이사회를 열고 리그 중단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역학조사관의 판단에 따라 접촉자로 분류되면 14일간 자가격리 조치된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