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민간분야 남성 근로자에게 출산휴가 준다

입력 2020-08-31 22:38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마리나 지역. 게티이미지뱅크

아랍권 국가 최초로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민간 분야에 근로하는 남성에게 출산휴가를 주도록 했다.

대통령 겸 아부다비 지도자 셰이크 칼리파 빈 자예드 알나흐얀은 30일(현지시간) 민간 분야 남성 근로자에게 출산휴가를 주는 노동법 개정안을 승인했다고 사우디아라비아 알아라비야 방송이 31일 보도했다.

개정된 법에 따르면 UAE 민간 분야에서 일하는 남성들은 생후 6개월 이내 아기를 돌보기 위해 5일 동안 유급으로 출산 휴가를 얻을 수 있다.

현지 언론들은 “UAE는 아랍국가 중 처음으로 민간 분야 남성 근로자들에게 처음으로 출산휴가를 주는 국가가 된다”고 전했다.

현재 UAE에선 민간 분야 여성 근로자들만 출산휴가를 45일 동안 받을 수 있다. 정부 기관에서 일하는 여성의 경우 90일의 유급 출산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공공 분야의 남성 근로자들은 자녀 출생 이후 3일간 출산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쿠웨이트와 바레인, 이라크, 요르단, 시리아, 카타르 등은 남성에게 출산휴가를 허용하지 않는다.

이번 노동법 개정안에 대해 알아라비야 등은 “가족의 화합과 안정을 강화하고 성평등에서 UAE의 지위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모나 알 마리 UAE 성 균형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2월 더 내셔널과의 인터뷰에서 “관련 법률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 성 평등의 글로벌 리더로 여겨지는 스칸디나비아 국가의 법안을 연구하고 있다”면서 “지금은 출산휴가를 3일밖에 쓸 수 없다. 우리는 아버지가 아기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더 긴 출산휴가를 도입하려 한다”고 말한 바 있다.

UAE는 최근 몇 년간 여성의 경력단절을 막기 위한 노력을 해 왔다. 직장 보육센터를 마련해 부모가 일터로 자녀를 데려와 맡길 수 있도록 하고, 여성과 남성 근로자에게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법안을 2018년 통과시켰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