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 83% 휴학계…“휴학 말고 자퇴해” 싸늘한 여론

입력 2020-09-01 19:17
2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병원 본관 앞에서 서울대 의대 3학년생이 의료계 현안 및 전공의 파업 지지 등의 내용이 담긴 성명문을 옆에 두고 릴레이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방침 등에 반발해 서울대 의과대학 학생의 80% 이상이 동맹 휴학에 나섰다. 하지만 의대생들의 집단행동에 대해 집단 이기주의라는 대내외적으로 비판도 커지고 있다.

서울대 의대 총학생회는 31일 서울대 의대 예과 학생 235명, 본과 학생 375명이 지난 28일 휴학계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는 본과 4학년을 제외하고 전체 서울대 의대생의 83%에 해당한다.

김지현 서울대 의대 총학생회장은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정부의 의료정책에 분노하는 투쟁의 의미로 학생들이 휴학계를 제출했다”며 “이번 주 중 추가로 휴학을 신청하려는 학생들도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대뿐만 아니라 다른 대학의 학생들도 대부분 동맹휴학에 참여하고 있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에 따르면 본과 4학년을 제외한 전국 의대생 1만5542명 중 91%인 1만4090명이 휴학계를 제출한 상황이다.

의대생들은 의사 국가시험(국시)에도 90% 이상 참여 거부 의사를 밝혔다. 결국 정부는 다음달 1일 실시 예정이었던 국시 실기시험을 1주일 연기했다.

하지만 의대생들의 집단행동에 대해 반대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들’ 모임은 입장문을 내고 “명분 없는 단체행동을 구성원에게 강요하는 일은 중단되어야 한다”며 “이번 집단행동은 명분이 없어 국민들에게 외면받는 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리얼미터

여론도 호의적이지는 않다. 의료업계의 집단행동에 대해서는 부정적 여론이 지지 여론보다 많았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26일 전국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정부 업무개시 명령 발동 공감도’를 물었을 때 ‘적절한 결정’이라는 응답이 51%로 나타났다. 일방적 결정이라는 응답은 42%였다.(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온라인에서도 “휴학계를 낼 것이 아니라 자퇴를 해야 한다” “자퇴서를 제출하면 진정성을 믿어주겠다” “휴학하는 거로 위협하는 특권 집단인가”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사진 : 보이콧호스피탈 홈페이지

파업 병원을 가지 않겠다는 ‘파업병원 보이콧 사이트’도 등장했다. 사이트 운영자는 “하지만 환자의 목숨보다 자신의 수입, 밥그릇 챙기기에만 관심이 있는 의사들과 정부의 정책에도 반발하고 협박하는 대한전공의협의회”라며 “절박한 환자들을 볼모로 진료 거부하는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의사들을 절대로 용납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