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 기업이 유인 비행 자동차 시험운전에 성공했다. 인간이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타고 다닐 시대에 한 걸음 가까워졌다.
30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일본의 화물용 드론 및 비행 자동차 개발 업체 스카이드라이브는 지난 25일 자체 개발한 비행 자동차 ‘SD-03’의 공개 시연을 선보였다.
일본 최대 자동차 회사인 도요타의 야외 시험장에서 이뤄진 이번 시험운전에서 조종사는 1인승 비행 자동차를 이륙시켜 약 3m 상공을 4분간 돌다 착륙했다.
후쿠자와 토모히로 스카이드라이브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내고 “창업 2년 만에 일본 역사상 처음으로 유인 비행 자동차를 개발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사람들이 비행 자동차에 쉽게 접근해 편안하고 안전한 공중 교통수단을 갖도록 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날 스카이드라이브가 선보인 SD-03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수직이착륙기(VTOL)다. 비행 중 생길 수 있는 비상상황에 대비해 8개의 모터를 장착했으며 주차장 두 구획 정도의 공간만 있으면 안정적인 착륙 및 보관이 가능하다.
스카이드라이브는 비행 자동차를 특수 상황에서의 교통 수단이 아닌 21세기의 ‘뉴 노멀’로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앞으로 다양한 상황 하에서의 추가 시운전을 통해 안정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보잉과 에어버스 등 항공기 제조사는 물론 도요타, 포르쉐 등 자동차 제조업체도 비행 자동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현대자동차와 미국의 차량공유업체 우버는 지난 1월부터 100% 전기로 작동하는 비행 택시를 만들기 위해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 추진을 위한 협약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모건스탠리의 전문가들은 오는 2040년까지 도심 내 비행택시 사업이 상용화될 것이며, 1조5000억∼2조9000억달러(약 1772조∼3426조원) 규모의 천문학적인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비행 자동차의 상용화에 있어 가장 큰 난관은 안전성이다. 데르야 악사라이 미국 미네소타대 항공공학 교수는 “비행 자동차는 주변 환경을 관찰하고 상황을 평가하며 종합적인 판단 아래 행동해야 한다”면서 “비행사의 별도 조작 없이 비행체가 자체적으로 미세한 판단(micromanagement)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NYT는 비행 자동차에 적절한 디자인을 현실에서 구현하기 힘들다는 점도 언급했다. 필요한 만큼의 중량을 감당할 수 있으면서도 결정고도 하에서 비행하기 위한 디자인을 만들어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AP통신은 비행 자동차가 일상에 자리잡기 위해서는 이밖에도 항공 교통정리와 배터리 사이즈 조절, 항공 인프라 설치 등 수많은 과제가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스카이드라이브는 2023년부터 2인승으로 개조한 비행 자동차의 판매를 개시할 예정이다. 예상 가격은 30만~50만 달러이며 생산량이 증가하는 2030년부터는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고 전해졌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