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부동산 30% 추락하자…중국 큰손 들어왔다

입력 2020-08-31 16:58
지난 15일 홍콩 도심의 전경. EPA 연합뉴스

지난해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에 이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홍콩 부동산값이 30%가량 폭락한 가운데 중국 큰손들이 홍콩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서방 투자자들이 발을 빼는 것과는 정반대의 흐름이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한 홍콩 부동산 거래 기록에 따르면 중국 본토 투자자들은 이달에만 최소 사무용 빌딩 두 채와 호텔 한 채를 사들였다. 3채에 불과하지만 세 건물의 가치는 40억 홍콩달러(약 610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 부동산 컨설팅기업 CBRE 홍콩사무소 측은 “최근 진행된 대규모 부동산 거래 매수자는 모두 중국 투자자들이다. 특히 3분기 중국인 매수자가 증가했다”며 “그들은 싸게 사길 원하고 있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홍콩 시장에 신뢰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홍콩 아파트의 모습. AFP 연합뉴스

앞서 로이터는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이 시행되면서 중국 투자자들이 홍콩 부동산 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실제 지난달 중국 국유기업 차이나모바일과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차이나 완커그룹이 홍콩에서 각각 56억 홍콩달러(약 8559억원), 37억 홍콩달러(약 5655억원) 규모의 토지를 사들였다.

홍콩 부동산중개업체 리카코프는 “홍콩보안법 시행으로 향후 홍콩이 더욱 안정되면 더 많은 중국 기업들이 홍콩에 지사를 열 것이며 이는 사무용 부동산 시장 회복을 도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9일 우산을 쓴 남성 너머로 홍콩 고층빌딩이 펼쳐져 있다. AFP 연합뉴스

로이터는 이를 두고 외국 투자자들이 홍콩 시장에서 발을 빼려는 움직임과 대조를 이룬다고 풀이하며 중국 당국이 국유기업들에 투자 확대 등 홍콩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활동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들어 홍콩 부동산 거래의 39%는 중국 투자자들이 참여했다. 지난해는 19%에 그쳤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