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 대의원 일동이 31일 올림픽위원회(NOC) 분리를 반대하는 결의문을 발표했다.
체육회 대의원들은 “체육계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폭력·성폭력 및 비위 사건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깊은 자성과 각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한다”며 “다만 체육회 대의원인 62개 회원 종목단체와 17개 시도체육회의 대표들은 정부와 정치권에서 체육회의 올림픽위원회(NOC) 기능 분리를 해결 방안으로 주장하는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체육회 대의원은 종목별 단체 62개, 시도체육회 17개에서 임명된 대표자 121명으로 구성됐다. 올림픽 종목은 대의원을 2명씩, 나머지 종목 및 시도체육회는 대의원을 1명씩 두고 있다. 체육회는 지난 11일 임시 대의원총회에서 결의문을 의결했고,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채택했다.
체육회는 1920년에 창설된 전신 조선체육회와 1948년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일원으로 출범한 KOC의 오랜 마찰과 논쟁을 2009년 통합으로 봉합했다. 체육회는 NOC 역할을 수행하는 IOC 회원국 단체 206개 중 한국을 대표하고 있다. 체육회는 2016년 생활체육 단체인 국민생활체육회와 통합했다.
체육회 대의원들은 “전문체육과 생활체육의 이원화 및 갈등 해소를 위해 2016년에 체육단체를 통합한 지 4년을 경과한 시점에서 NOC 기능 분리를 논하는 것은 당초 통합 취지와 배치되며 국가 체육정책에 대한 불안·불신감을 증폭하고, 체육인들의 갈등·분열을 조장하는 행위로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어 “체육계의 자발적이고 민주적인 방식이 아닌, 또 체육회 회원 종목단체, 17개 시도, 228개 시군구체육회, 9000여 시도·시군구 종목단체와 선수, 지도자, 심판, 체육계 구성원의 충분한 논의 없이 법 개정만으로 NOC를 강제적 분리 추진하겟다는 생각은 지극히 독선적이라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2024 동계청소년올림픽 개최, 2032 올림픽 남북 공동 유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체육계 폭력·성폭력 문제는 오랜 시간 누적된 성적 지상주의에서 비롯된 것으로 무엇보다 인식·체계 변화가 우선돼야 한다”며 “체육회 대의원 일동은 NOC 기능 분리에 대한 반대 입장을 강력히 밝힌다. 사람 중심의 인권 지향적 체육환경 마련을 위해 체육단체를 비롯한 체육인 모두가 정부와 함께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 정부도 체육인들과 함께 소통해 달라”고 촉구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