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효과 사라지자 소비·투자 쌍끌이 하락

입력 2020-08-31 09:28 수정 2020-08-31 11:18

지난 7월 소비(소매판매)와 설비투자가 큰 폭으로 동반 감소했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등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했던 정책들의 경기부양 효과가 사라지자 산업활동이 급격히 위축됐다. 한국 경제가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모양새다.

통계청은 31일 ‘7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했다. 지난달 전(全)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1% 증가하며 두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광공업 생산이 1.6% 늘었고, 서비스업 생산도 0.3% 증가했다.

반면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6.0% 감소하며 올해 3월 0.9% 감소 이후 4개월 만에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승용차 등 내구재(-15.4%), 의복 등 준내구재(-5.6%), 의약품 등 비내구재(-0.6%) 판매가 모두 감소했다.

코로나19 대응책으로 지급했던 긴급재난지원금이 5~6월 소진되고, 동시에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도 6월부터 축소된 데 따른 결과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긴급재난지원금 정책 효과가 감소했고,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폭이 줄어들면서 관련 내수 출하가 많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설비투자도 전월 대비 2.2% 줄며 한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자동차 등 운송장비(-14.7%) 투자가 큰 폭으로 줄었다. 반면 건설 업체가 실제로 시공한 실적을 나타내는 건설기성은 토목이 5.0% 증가하며 전달보다 1.5% 증가했다.

현재의 경기를 나타내는 지표인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2포인트 상승했다. 향후 경기 예측을 나타내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전월보다 0.4포인트 올랐다. 안 심의관은 “소비와 투자가 감소했지만 경기동행지수가 상승한 데는 서비스업 생산이 3개월 연속 증가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다만 통계청은 한국 경제가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큰 영향을 받고 있어 향후 경기 전망은 불투명하다고 전망한다. 안 심의관은 “산업활동 지표가 코로나19 확산 양상에 따라 오르거나 내리는 등 좌우되는 모습이다. 그런데 8월 중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경제 외적 충격이 발생했다. 이 영향은 8월 지표에 반영될 전망이다. 해외 상황을 보더라도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