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강화된 가운데 상황이 더 나빠져 사실상 사회·경제적 ‘봉쇄’에 가까운 3단계로 격상되면 올해 경제성장률이 -3%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재 코로나19와 경제 상황은 (한은의) -2.2% 성장률 전망보다 더 안 좋다고 보는 게 맞다. 한은으로서는 성장률 전망을 더 낮추면 금리를 추가로 낮추지 않는 이유를 설명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며 “3단계로 격상되면 경제 타격은 훨씬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31일 연합뉴스에 말했다.
그는 이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현실이 되면 올해 성장률은 -3% 이하로 낮아질 것”이라며 “국내 3단계 거리두기로 소비가 타격을 받을 뿐 아니라 해외 코로나19 상황도 쉽게 나아지지 않아 수출의 큰 폭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도 “거리두기 3단계가 시행되면 성장률은 한은의 비관 전망치(-2.2%)보다 더 떨어져 연간 약 -3%에 이를 것”이라고 매체에 전했다.
한 경제연구기관 고위 관계자는 “내부 연구 결과 3단계 거리두기가 성장률을 최소 0.5% 포인트 더 끌어내리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귀띔했다. 3단계를 가정하지 않은 한은의 성장률 최저 전망값 -2.2%를 기준으로 보면 3단계 시행으로 -2.7% 이하까지 성장률이 뒷걸음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달 25일 KB증권도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시 예상되는 경제적 영향’ 보고서를 통해 수도권에서 3단계가 2주간, 한 달 시행되면 연간 성장률이 각각 최소 0.2% 포인트, 0.4% 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3단계가 전국 단위로 한 달 시행되면 연간 성장률 하락 폭은 0.8%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KB증권의 이 시나리오를 한은의 -2.2% 성장률 전망에 적용하면 전국적 3단계 거리두기가 1개월만 지속해도 성장률이 -3%까지 추락하는 셈이다. 한은의 연간 -1.3%, -2.2% 성장률은 올해 남은 3분기와 4분기 각 분기 평균 1% 중반, 0% 부근 성장(직전 분기 대비)을 가정한 것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현시점에서 재난지원금 등 별도의 소비 진작책을 논의하기보다는 정부의 역량을 감염 확산을 막는 데 집중해 3단계 이행을 피하는 게 최선의 경제 대책”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