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 피격 사건 이후 격렬한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이어지는 위스콘신주 커노샤를 방문하기로 한 데 대해 민주당은 “상황을 더 악화시킬 것”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30일(현지시간) CNN방송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백악관 저드 디어 부대변인은 전날 밤 “트럼프 대통령이 내달 1일 커노샤를 방문해 법 집행관들을 만나고 최근 폭동으로 인한 피해를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블레이크의 가족을 만날 것인지에 대해선 아직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
블레이크는 23일 어린 세 아들이 보는 앞에서 백인 경찰관들이 등 뒤에서 쏜 총에 맞아 크게 다쳤다. 이후 현지에서는 격렬한 시위가 이어져 왔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 차남 에릭의 부인이자 트럼프 캠프 선임고문인 라라 트럼프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블레이크 가족에게 연락을 취하려 했지만 접촉 여부는 확실치 않다”고 전했다. 또 주지사의 동의하에 커노샤에 주 방위군이 투입된 것을 칭찬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 바이든 대선 후보 캠프를 비롯한 민주당 측은 대통령 행보에 비판을 쏟아냈다. 케이트 베딩필드 바이든 캠프 선거대책부본부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여름 내내 폭력을 선동하려 했다”면서 “그(트럼프)는 지지자들이 밖으로 나가 공격적으로 행동하도록 장려했다”고 주장했다.
의회 블랙코커스 의장인 민주당 캐런 배스 하원의원은 CNN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커노샤 방문은 한 가지 목적만을 갖고 있다. 상황을 선동하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법과 질서’를 강조하지만 오히려 법과 질서를 파괴하기 위해 무엇이든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여성 흑인 정치인 발 데밍스 하원의원은 CBS 인터뷰에서 또 다른 격렬 시위 현장인 포틀랜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긴장 완화를 위해 시위대에 연설하라고 촉구했고,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은 CNN에 나와 “트럼프 대통령이 총격 사건 불씨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