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 여파로 셧다운 위기에 놓인 보도국이 모든 방역 지침을 도입해 방송을 이어가고 있다. 비상 상태에서도 재난 방송을 이어가야 한다는 판단으로 대면과 동선을 최소화하고, 개인위생에 집중하며 뉴스를 이어가고 있다.
재난방송 주관사 KBS는 19일 시사토크 프로그램 ‘사사건건’을 시작으로 방송 전반에 비대면 제작 방식을 도입했다. 고정 출연자인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권성동 무소속 의원은 스튜디오가 아닌 어플리케이션 ‘스카이프’에 모습을 드러냈다. 25일 KBS 1TV에서 개최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토론회’ 역시 사상 처음으로 생방송 화상 생중계를 활용한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번 토론회는 이낙연 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방역 당국으로부터 14일 자가격리 요망 통보를 받으면서 이뤄졌다. 이 후보는 자택에서 토론회에 참가했고, 방역 수칙에 따라 마스크를 착용했다.
KBS는 재난방송 주관방송사인 만큼 비상 상황에서도 방송을 이어가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뉴스 제작 부서에 대면 최소화나 화상 연결 권장 등 지침을 담은 ‘감염병 지속 시 업무추진계획’을 전달했다. 스튜디오에서 앵커와 대담할 때도 2m 이상 거리두기를 지시했고, 내부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필수 사업장 소독이 완료되는 24시간 동안 방호복을 입고 방송한다. 뉴스 진행이 가능한 별도의 스튜디오도 마련해둔 상태다. KBS1라디오(FM 97.3MHz)는 KBS 건물이 셧다운 될 상황에 대비해 재난방송 모의 훈련을 21일 실시했다.
이번 조치는 CBS와 SBS 셧다운 사태로 방송사들의 자구책 마련이 시급해지면서 나왔다. 앞서 CBS는 스튜디오 촬영에 참석한 기자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하루 동안 정규 방송을 중단했다.
MBC도 비대면 보도에 주력하고 있다. 27일 ‘100분 토론’에서 열린 민주당 당대표 후보 토론회 역시 대면 인력을 최소화하면서 비대면으로 진행했다. CBS 표준FM(98.1㎒) ‘김현정의 뉴스쇼’와 KBS1라디오(97.3㎒) ‘김경래의 최강시사’의 경우 스튜디오에 패널을 초대할 때 아크릴판을 설치하거나 마스크를 착용한다. 이외 모든 방송사 역시 보도국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모든 회의를 원격으로 전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문객과의 미팅은 특정 장소에서만 시행하고 5인 이상 모임 참석 금지를 권고하기도 했다.
특히 지금은 잇단 태풍 탓에 수해 현장을 보도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관련 부서를 제외하고는 재택근무를 독려하면서 코로나19 예방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현장 퇴근과 자율 출퇴근제 등을 병행하고, 현장 기자 등 제작진은 취재 동선을 모두 기록하면서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고 있다. 마이크에는 커버를 씌우고 손에는 장갑을 착용하는 등 개인위생에도 만반의 준비를 거쳐 방송을 제작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할 상황을 고려한 대안 마련도 요구된다. 대면 촬영은 최소화하고 아카이브를 활용하는 등 제작 방식이 변경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