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통업계가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생중계 판촉 등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영업 중단 리스크에 대응하고 있다.
한국은행 중국경제팀 이정기 송효진 과장은 30일 ‘중국경제의 조기 회복배경 및 지속가능성 점검’ 보고서에서 “중국은 코로나19의 국지적 재발에 대응한 유통업계의 옴니채널 구축 확대 등 온·오프라인이 연계된 다양한 유통경로를 마련했다”며 “이동제한조치 완화 등으로 대면서비스 업황도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옴니채널은 기존 온·오프라인 방식에 IT(정보통신) 및 모바일 기술을 융합한 유통경로를 가리킨다. 이 과장 등은 최근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유통채널을 결합한 ‘라이브스트리밍 커머스’가 크게 증가했음을 예로 들었다.
라이브스트리밍 커머스는 코로나19로 매장 영업을 중단한 기업이 소셜미디어에서 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인플루언서를 섭외해 매장 프로모션이나 패션쇼 등을 생중계하는 판촉 방식이다. 노동절 연휴였던 지난 5월 1~5일 라이브스트리밍 커머스의 방송 횟수와 상품 판매량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0배, 5.7배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들어서는 코로나19 충격을 크게 받았던 여행·운수, 엔터테인먼트 등 대면서비스업이 운영을 재개하면서 다양한 판촉행사가 잇따르고 있다. 앞서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중국의 항공 수요가 연초 대비 90% 수준을 회복하고 호텔 객실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78%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과 미국과의 갈등 심화 같은 악재에도 2분기 경제가 전년 동기 대비 3.2% 성장하며 상승세로 전환했다. 올해 1분기에는 6.8% 후퇴했었다.
중국 경제의 빠른 회복 요인은 제조업 가동 정상화, 인프라 투자 확대, 소비재 수출 증가 등이다. 저자들은 “공급 측면에서는 정부의 강력한 방역조치가 성공해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생산활동 정상화가 빠르게 진행됐다”며 “수요 측면에서도 민간소비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정부 주도 인프라 투자가 늘며 경제 회복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주요 교역국의 경기부양책은 의료용품과 소비재 수요를 자극해 소비재 수출 비중이 높은 중국에 호재로 작용했다. 특히 마스크를 포함한 코로나19 의료용품이 수출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
중국 경제의 회복은 한국의 수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이 현지 내수로 연결되는 비율(내수 귀착률)은 75.1%다. 품목별로 기계장비와 운송기기 수출의 내수 귀착률은 각각 90.6%, 89.2%다.
이 과장 등은 “다만 미·중 갈등에 따른 중국 IT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 중국 정부의 기술자립 노력 등이 반도체 등 전자기기를 중심으로 대중국 수출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