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더불어민주당 내 친문(친문재인) 세력에 대한 날선 비판을 가했다.
진 전 교수는 30일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대담에서 “민주당은 지금 친문 일색이다. 친박(친박근혜) 일색으로 새누리당이 망했는데 똑같은 일을 벌이고 있다”고 운을 뗐다. 안 대표와 진 전 교수는 지난 13일 녹화한 영상을 이날까지 세 차례에 걸쳐 공개했다.
진 전 교수는 “인터넷을 통해 친문과 ‘대깨문’(문재인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들을 비하한 표현)이 공천 과정 등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지도부가 선을 그어야 하는데, 다들 앉아서 대통령 눈도장 받으려고 하고 있다. 거수기가 된 것이다. 한마디로 입법부 전체가 (친문에) 장악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안 대표는 민주당 김두관 의원이 지난 4·15 총선을 앞두고 ‘문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오직 헌신하겠다’고 한 말을 거론하며 “여당이든 야당이든 행정부를 견제하는 게 국회의원의 역할”이라며 “국회의원 자격도 없다. 초등학교 졸업장이 있는지도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또 “행정부에 해당하는 왕이 세금을 마음대로 하려 할 때 이를 막고,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는 게 의회의 역할”이라며 “이런 것 자체가 완전히 무너진 게 21대 국회의 처참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와 진 전 교수는 ‘친문 일색’의 대표 사례로 지난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에 기권표를 행사한 금태섭 전 의원에 대한 민주당의 징계를 꼽았다.
안 대표는 “금 전 의원 징계는 21대 민주당 의원들에게 경고장을 보낸 것”이라고, 진 전 교수는 “북한에서 보는 장면이다. 한마디로 조직의 쓴맛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정당인지 조폭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진 전 교수는 “민주당 차기 대권주자들도 저쪽 애들의 눈도장을 받지 않으면 차기 주자가 못 된다는 것을 알고 친문 강성에게 예쁨 받을 소리만 한다. 그래서 대안이 없다”면서 “이재명 정도가 대안이 될 텐데, 이낙연은 얹혀갈 것이다. 그래서 ‘문재인 시즌2’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안 대표는 과거에 얽매인 민주당에 대해 “국운이 여기까지인가 하는 절망감이 든다”고 비판했다. 그는 “집권하자마자 처음 한 얘기가 KAL기 폭파 사건 재조사하자는 것이었다”며 “과거만 파고, 계속 같은 말을 하는 건 아는 게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미래통합당에 대해서는 “당의 DNA를 바꿔야 하는데 힘든 싸움이 될 것이고, 강성 지지자들에 발목이 잡힌 상태라 통합당의 개혁이 그렇게 성공 확률이 높아보이지 않는다”고 진 전 교수가 꼬집었다. 그는 “보수층 내에 합리적인 담론을 가진 층이 만들어져야 하고, 극우 세력과 갈라서야 한다. 극우에 잡혀서 보수가 망했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서도 야권이 제대로 여권을 견제해야 하는데 정말로 우려스럽다”면서 “통합당을 열렬히 지지하는 사람이 잘 모르는 게 현재 다수 국민 내지는 특히 젊은 층에서는 굉장히 혐오감이 크고, 메시지 자체를 쳐다보지를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의당과 관련해서는 류호정·장혜영 등 젊은 의원들이 있어 다시 살아날 것 같다는 전망을 내놨다. 안 대표의 이 같은 낙관에 진 전 교수는 “믿어도 된다. 그런데 여성이고 20대기 때문에 계속 공격을 받고 있다. 우리 사회가 얼마나 썩었는지 보여주는 상징이다. 여야는 우리 시대가 끝났다고 인정하고, 젊은이에게 결정권을 맡겨야 한다”고 동조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