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이 30일 이낙연 대표 체제 출범과 함께 당 수석대변인직을 내려놓으며 ‘반성문’을 남겼다.
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거친 말을 할 수밖에 없는 자리에서 ‘말빚’지는 것을 두려워했던 6개월이었다”며 “늘 조심한다고 생각했지만 글과 말들로 말빚이 늘어만 갔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좀 더 진정성 있는 언어와 태도로 국민들의 의심과 걱정을 덜어드렸어야 했지만 소란의 뒤편으로 숨는 날이 많지는 않았는지 반성한다”며 “여당 대변인은 당의 입장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국민의 목소리가 당의 목소리가 되도록 애쓰는 도관이어야 한다. 그런 역할을 잘 해냈는지 자신이 없다”고 했다.
강 의원은 언론과의 관계에 대해 “수석대변인으로서 당의 입장에서 기사의 말 한마디, 단어 하나를 바꾸고자 했지만, 언론에서는 받아줄 수 없는 경우도 많았다”며 “서로의 관점만 내세우며 할퀴고 상처낸 시간도 많았다. 때로는 서로를 욕했고, 때로는 서로를 안쓰러워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잘못을 잘못이라고 쉬이 인정하지 못했던 순간들이 적지 않았다. 그러던 새 다른 계기로 당의 지지율이 회복되면 ‘다행이다’라고 되뇌며 마음을 쓸어내리곤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의 입장이 서민과 사회적 약자의 가치와 이익을 대변하는 길인지 확신하지 못해 우물쭈물했던 날도 적잖았다. 우리 주장이 곧 유권자의 전체의 뜻이라고 예단하고, 싸운 날도 많았다”고 했다.
강 의원은 “아쉬움과 반성은 남은 의정 활동에서 좀 더 숙성된 언어와 정책으로 담아가겠다”며 “친절하지 못하고 부족함 많았던 수석대변인에서 좀 더 열린 마음으로 소통에 나서는 176명 중 1인으로 거듭나겠다”고 글을 맺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