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공연계에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8월 매출은 이전 달 매출에 비교해 5억원 정도 줄었지만, 가을에도 코로나19 여파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지난봄보다 더 지난한 보릿고개를 넘어야 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0일 예술경영지원센터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달 29일까지 8월 공연 매출은 약 16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7월 매출 167억여원보다 5억원가량 줄어든 수치다. 아직 30~31일이 남아있지만, 상당수 공연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30일까지 공연을 중단한 데다 31일은 공연계가 쉬는 월요일이라 최종 매출은 대동소이할 것으로 관측된다.
공연계 우려가 큰 이유는 코로나19 진정세에 따라 고개를 들던 반등의 희망이 급격히 수그러들고 있어서다. 지난 4월 매출액 46억원으로 큰 고비를 넘긴 공연계는 뮤지컬 ‘모차르트!’ ‘어쩌면 해피엔딩’, 연극 ‘화전가’ 등 기대작들이 하나둘 개봉하면서 희망의 불씨를 키웠다.
지난 6월 공연계 매출은 약 102억원이었고, 7월에는 여기서 60%가량이 늘어났다. 8월 1~16일까지 매출도 127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9월 뮤지컬 ‘캣츠’ 내한공연, 11월 ‘노트르담 드 파리’ 내한공연 등 인기작 예매가 진행되면서 7월 매출보다 50%가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 기점이 된 지난 15일 광복절 집회 직후인 17일부터 공연 매출은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17~29일 공연계 매출은 34억8000만원에 불과했다.
배우들이 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더 급격히 기우는 모양새다. 지난 22~23일은 대형 공연·대학로 공연이 갑자기 줄줄이 취소됐다. 이틀간 취소가 확인된 공연만 10여편이다. 일부 대학로 공연은 연습 과정에서 집단 감염 사례가 확인되기도 했다. 서울 세종문화회관과 예술의전당 같은 국공립 공연장도 현재 운영을 잠정 중단했다.
국공립공연장에만 적용되던 ’좌석 거리두기’가 정부의 방역 조치 강화로 민간 공연장에도 적용됨에 따라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야 하는 형국이기도 하다. 상당수 공연은 좌석 거리두기를 위해 기존 예매를 취소하고 티켓 예매를 재오픈했다. ‘킹키부츠’와 ‘베르테르’는 다음 달 6일까지 좌석 거리두기를 실시한다. 일부 좌석 거리두기가 불가능한 작품은 조기 종연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