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친문 경쟁’하더니…친문 권리당원이 승부 갈랐다

입력 2020-08-30 11:13

더불어민주당 새 지도부에 김종민(56·재선), 신동근(59·재선) 의원이 입성한 것을 두고 결국 또 ‘친문(친문재인)의 힘’이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3번째 도전 끝에 최고위원에 당선된 염태영 수원시장도 눈에 띈다.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지난 29일 열린 온택트(온라인+언택트) 전당대회에서 이낙연 대표와 함께 당을 이끌어갈 최고위원 5명이 뽑혔다. 김종민 의원은 19.88%의 득표율로 8명의 최고위원 후보 가운에 1위를 차지했다. 그의 대의원 득표율은 13.54%로 4위에 그쳤지만, 권리당원 투표에서 압도적 1위(25.47%)를 차지했다.

김 의원은 노무현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대표적인 친노 인사로 꼽힌다. 지난해 9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때 ‘조국 수호’에 나서며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대 국회에 이어 21대 국회에서도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하며 검찰개혁 분야에서 앞장서고 있다.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 하위권으로 분류됐던 신동근 의원은 4위로 깜짝 선출됐다. 최종 득표율은 12.16%였다. 신 의원 역시 대의원 투표에서는 6위(9.62%)로 당선권 밖이었지만, 권리당원 투표에서 3위(13.79%)를 기록하며 당선권에 들었다. 신 의원은 이재명 경기지사,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등과 공개 설전을 벌이며 권리당원들에게 주목도를 높였다. 또 선거 과정에서 문 대통령과 경희대 동문이라는 점 등 인연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 의원과 신 의원 모두 홍영표 원내대표 시절 원내부대표를 맡았던 인연으로 홍 의원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염태영(60) 수원시장은 신임 당 지도부 중 유일한 원외 인사다. 염 시장은 13.23%의 득표율을 얻어 2위로 당선됐다. 3번째 도전 만에 지도부 입성에 성공한 첫 지자체장 출신 최고위원이다.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대표회장을 맡아 민주당 소속 기초자치단체장·의원들의 지지를 많이 받았다.

세 번째로 높은 13.17%의 득표율을 얻은 노웅래(63·4선) 의원은 당내에서 계파색이 옅은 비주류로 분류된다. 초·재선 최고위원들 사이에서 중량감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성 최고위원 포함’ 규칙에 따라 순위에 상관없이 당선이 확실시됐던 양향자(53·초선) 의원은 자력으로 5위(11.53%)에 들었다. 문 대통령이 당대표 시절 인재로 영입했던 양 의원은 지역구인 광주를 포함해 호남에서 상당한 득표에 성공했다.

이번 최고위원 선거도 2년 전과 마찬가지로 투표 반영 비율이 40%에 이르는 권리당원의 표심이 결과를 좌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국대의원은 45%, 국민 여론조사는 10%, 일반당원 여론조사는 5%씩 반영됐다. 대의원 투표에서 1위(17.4%)였던 이원욱 의원은 권리당원 투표에서 7위(6.9%)에 그치며 낙선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