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당국이 북한발(發) 대량 해킹 사태를 경고하자 북한이 “최근 우리를 반대하는 미국의 모략 소동이 사이버 분야까지 확대되고 있다”며 “미국은 우리를 건드릴 경우 큰 봉변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자숙하라”고 반발했다.
북한 외무성은 30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자금세척 및 테러자금지원 방지를 위한 국가조정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내고 “미국이 우리의 사이버 위협을 기정사실화하고 공동 대처요 뭐요 하면서 분주탕을 피우고 있는 것은 우리의 대외적 영상에 먹칠을 하고 국제적인 대조선 압박 책동을 합리화하려는 음흉한 속심의 발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세계 최대의 사이버 전력량을 보유하고 인터넷 공간을 도용해 적국이든, 동맹국이든 가림 없이 사이버전을 맹렬하게 벌이고 있는 사이버 범죄의 원흉인 미국이 사이버 위협에 대해 운운하는 것 자체가 파렴치의 극치이며 언어도단”이라고 강조했다.
앞선 26일 미 사이버안보·기반시설안보국(CISA)과 재무부, 사이버사령부, 연방수사국(FBI)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조직 ‘비글보이즈(BeagleBoyz)’가 각 국 현금자동입출금 시스템 등을 통해 현금을 탈취하는 활동을 재개했다며 사이버 금융 범죄 합동 경보(Joint Technical Alert)를 발령했다.
북한은 “미국은 이런 범죄 행위가 우리 국가의 지원 하에 이뤄졌다는 얼토당토않은 여론을 내돌리고 있다”며 “사이버 공간에서 각종 범죄 행위를 반대하는 것은 공화국 정부의 변함 없는 입장이며 우리나라에는 각종 사이버 범죄 행위들을 예방하고 근절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들이 정연하게 세워져 있다”고 주장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