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상설’ 아베 결국 사임… 한일 관계 전환점 될까

입력 2020-08-30 04:18 수정 2020-08-30 09:34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8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총리직 사임을 밝히고 있다. 일본 최장수 총리인 아베는 건강 문제가 재발해 총리직에서 물러난다고 말했다. 연합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누가 후임 총리에 오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외 전문가들은 ‘포스트 아베’의 등장으로 경색된 한·일 관계에 변화가 올 것으로 전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9일(현지시간) 아베 총리 후임자의 대내외 과제를 분석한 기사에서 “전문가들은 일본의 다음 총리가 한국과의 껄끄러운 관계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한다”고 보도했다.

호주국립대에서 국제관계학을 가르치는 로런 리처드슨은 NYT에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무역전쟁 등을 둘러싼 한·일 분쟁이 오래갈수록 “동북아 지역의 동맹 약화로부터 이득을 보는 유일한 승자는 중국과 북한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 모두 역내 자유민주주의 법치 질서의 유지에서 이득을 얻을 수 있고, 중국은 여기에 강하게 저항하고 있다”며 “하지만 미국의 역내 태세가 약화된 상황에서 한국 또는 일본이 스스로의 힘만으로 중국에 맞설 방법은 없다”고 평가했다.

미국이 오는 11월 대선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대응에 전념하느라 더더욱 아시아에 눈을 돌릴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NYT는 누가 아베 총리의 후임이 되든 여러 가지 엄청난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며 코로나19 억제, 일본 경제의 장기침체, 연기된 도쿄올림픽 개최 여부 결정, 미국 대선 등을 당면 과제로 꼽았다.

특히 중장기적으로는 여성의 정치 참여와 취업 확대, 남성 근로자의 일·가정 양립, 저출산과 고령화에 이어 북한 미사일 위협과 악화된 한·일 관계 등의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후임자는 아베 총리가 8년 가까이 집권하면서 쌓은 지명도와 위상을 갖지 못한 채 이런 수많은 문제와 맞닥뜨리게 된다고 우려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