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무7조’ 세로로 읽어보니…‘현미’ ‘해찬’ ‘미애’ ‘조국’

입력 2020-08-29 05:15

현 정부의 정책을 ‘상소문’ 형태로 비판한 청와대 국민청원 ‘진인(塵人) 조은산의 시무7조 상소문’이 재공개된 지 하루 만에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가운데 일부 문구에서 현 정권 지도부의 이름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현 정권 지도부 이름으로 ’이행시’를 지은 것이어서 네티즌들을 감탄시켰다.

지난 12일 게시된 해당 청원은 옛 상소문 형태를 빌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세금, 인사, 경제 정책을 분야별로 비판했다. 특히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 대목에서 첫 글자를 세로로 읽으면 ‘현미' ‘해찬' ’미애‘라는 글자가 나온다. 이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뜻하는 것으로 이들의 이름으로 ‘이행시’를 지은 셈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 시세 11프로가 올랐다는 친 소리를 지껄이고 있으며’에서 현미라는 글자가 나온다. ‘괴한 말로 백성들의 기세에 물을 끼얹고’라는 대목에서는 해찬, ‘천한 백성들의 간장을 태우고 있아온데’라는 대목에선 ‘미애’가 나온다.

해당 청원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이름도 나온다. ‘정의 대신 열 중 셋은 허황된 꿈을 쫓아 사를 말아먹는 이상주의자요’라는 대목이다. 해당 청원은 비공개 처리돼 논란이 일었다가 지난 27일 재공개 됐다. 재공개된 지 하루 만에 28일 청와대 등 정부에서 공식 답변을 받는 요건인 ‘20만명 동의’를 넘었다. 29일 오전 5시 현재 31만3000여명의 네티즌이 동의를 표했다.

청원을 올린 네티즌은 지난 28일 한국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30대 후반의 평범한 가장으로 두 아이를 키우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지금은 진보나 보수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한편 청와대는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글 중 100명이 동의한 청원에 대해 심의를 통해 공개를 결정한다.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는 2주에 한번 국민청원 운영위원회를 열어 그간 올라온 청원에 대한 심의를 진행한다. 욕설 및 비속어가 사용되거나 폭력적, 선정적, 특정집단에 대한 혐오 표현을 담은 글, 개인정보, 허위사실,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이 포함된 청원은 비공개 처리된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