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베프’ 아빠에게 가렴” 코로나로 1시간 간격 숨진 父子

입력 2020-08-29 00:10
아들 댄(왼쪽)과 아버지 론(오른쪽)

미국 로드아일랜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 19)에 걸린 아들과 아버지가 1시간 차를 두고 사망한 일이 알려져 세계 곳곳에서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CNN은 22일 코로나19로 하루 만에 아버지와 아들을 모두 잃은 레밀라드 가족의 안타까운 이야기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월 28일 오후 2시45분 아버지 론 레밀라드(72)가 먼저 세상을 떠났고, 아들 댄(43)은 같은 날 오후 3시48분쯤 숨졌다.

론의 딸 신디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확진자가 있는 요양원에서 일하던 댄의 아내가 코로나19에 감염됐고, 이어 댄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후 댄 부부의 막내딸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론의 아내 다이앤은 “론은 치매를 앓아 요양원에 있었고, 아들인 댄이 아파서 5주간 병원에 있다는 사실을 계속 잊어버렸다”며 “이후 남편 론이 양성 판정을 받았지만 투병 중이던 댄은 아버지도 같은 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들과 아버지는 각각 다른 병원에서, 서로의 건강 상태를 알지 못한 채로 고통스러운 투병 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나 두 사람은 끝내 병마를 이기지는 못했다.

아들 댄의 임종이 가까워지자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그에게 영상통화를 걸어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다이앤은 “아들 댄에게 좋은 가치를 가르친 것은 론이었다. 그 점에서 우리는 론을 존경한다. 우리는 그만큼 훌륭한 가족이었다”고 말했다.

댄에게 걸려온 영상통화가 한참일 때, 가족들은 론의 사망 소식을 들었다. 레밀라드 가족은 “아버지 론이 막 세상을 떠났다는 전화를 받았을 때, 우리는 그냥 댄에게 “아빠에게 같이 가. 아빠가 널 기다리고 있어”라고 말했다”고 안타까운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결국 댄도 아버지의 사망 1시간 3분 후 사망했다.

론의 아내 다이앤은 “론은 베트남 전쟁에서 살아남았고 댄은 오토바이 사고에서 살아남았다”며 “그들은 인생에서 가장 친한 친구였기에 떠난 시점도 같은 것뿐”이라고 같은 날 세상을 떠난 남편과 아들을 추모했다.

김수련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