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27일(현지시간) 백악관 사우스론(남쪽뜰)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 수락을 하면서 공식적으로 재선 도전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출사표인 후보 수락 연설에서 올해 대선에서 맞붙을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에 맹공을 퍼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70분의 연설 동안 바이든 후보를 41차례나 부르며 ‘바이든 때리기’에 집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부실 대처 논란을 부인하면서 자신의 대응을 자화자찬했다.
AP통신은 “인종적 혼란, 경제 침체, 국가 보건 위기가 겹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을 무대로 바이든을 후려치고, 코로나19 대확산을 반박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선거는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선거”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는 미국의 영혼을 구할지, 아니면 사회주의자의 의제가 우리의 소중의 운명을 파괴하는 것을 용납할 것인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선거는 빠르게 수백만 개의 고임금 일자리를 창출할지, 아니면 우리 산업을 눌러 부수고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해외로 보낼 것인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과의 대비를 통해 바이든 후보를 일자리를 내빼는 사회주의자로 몰아세운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바이든은 미국 영혼의 구원자가 아니다”라며 “그는 일자리의 파괴자이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미국 위대함의 파괴자가 될 것”이라고 독설을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셀프 칭찬’을 하면서 바이든 후보를 공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의 계획은 코로나19 해법이 아니라 항복”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는 “나의 행정부는 다른 접근법을 구사했다”며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과학학과 사실, 데이터에 집중했다”고 자화자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부르면서 “중국은 필사적으로 바이든이 승리하기를 원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바이든이 당선되면, 중국이 미국을 소유할 것이며, 나는 중국에 그들이 야기한 비극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바이든의 의제(agenda)는 ‘중국산(Made in China)’”라고 비판한 뒤 “나의 의제는 ‘미국산(Made in USA)’”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분이 바이든에게 권력을 주면, 급진좌파가 경찰에 예산을 끊을 것”이라며 “바이든의 미국에서는 아무도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해 소지가 있는 주장으로 바이든을 공격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의 70분에 걸친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은 미국 역사상 가장 길었던 후보 수락 연설 중 하나”라고 꼬집었다.
이날 백악관에는 1500여명의 청중이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들었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WP는 “코로나19가 사라진 것처럼 거짓으로 묘사하기 위한 의도”라고 지적했다.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후보 수락 연설이 끝난 이후 불꽃놀이를 펼쳤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끝으로 민주당·공화당의 전당대회가 모두 막을 내렸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 3일 실시될 미국 대선전에 불이 붙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을 위해 바이든 후보를 더욱 몰아붙이고, 바이든은 반격을 가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이번 미국 대선은 가장 치열하면서도, 가장 추악한 대선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는 이유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