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28일 한국교회 지도자들에게 “대면 예배 필요성을 요청한 기독교계의 뜻을 잘 이해했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재차 전했다. 전날 청와대 간담회에서 코로나19 재확산 속 대면 예배 허용과 관련해 의견 충돌이 난 것처럼 전해지자 다시 교계를 다독거리기 위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참모들을 만나 “(기독교계에서) 대면 예배의 필요성을 말한 것은 할 만한 얘기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김제남 시민사회수석을 통해 전날 간담회에 참석한 교회 지도자 16명에게 “기독교계의 뜻을 잘 이해했다”는 뜻을 전달하라고 지시했다. 김 수석은 이날 참석자 전원에게 전화를 걸어 대통령의 뜻을 전했다고 한다.
전날 간담회에서 김태영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 회장은 “대책이 없이 교회 문을 닫고 예배를 비대면․온라인 예배를 지속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이 오늘의 교회 현실”이라고 건의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일률적으로 조처를 내리는 데 대한 안타까움은 이해하지만, 그 부분(대면 예배 금지)은 받아들여 달라”며 사실상 거부했다. 이후 이날 간담회에서 의견 충돌이 있었다는 취지의 보도가 나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문 대통령과 교계의 의견이 충돌한 것으로 보도되면서 교계에 대한 비판 여론이 나오는 것에 대해 문 대통령이 안타깝게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사랑제일교회를 비롯한 일부 교회만을 염두에 둔 발언이지, 기독교 전체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청와대와 참석자 모두 전날 간담회가 우호적 분위기 속에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소강석 전국 17개 광역시·도 기독교연합회 상임고문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이) 코로나 방역에도 대다수의 교회가 앞장서준 것에 대해서 정말 감사하고 비대면 온라인 예배를 드리는 것이 정말 쉽지 않을 텐데 협조해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다는 말씀도 하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부 언론이 한쪽만 보도함으로써 마치 싸움을 붙이는 듯한 인상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