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 가능성과 관련해 “사회적 거리 두기가 격상되는지를 보고 추후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4차 추경 편성 가능성을 일축했던 과거 발언과 미묘하게 기류가 달라진 것으로 해석된다.
홍 부총리는 지난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회적 거리 두기가 3단계까지 가게 되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더 심각할 것”이라며 “4차 추경 편성은 코로나19 확진자 증감 추이와 이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 격상 여부가 큰 변수”라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격상에 따라 4차 추경 편성도 검토해볼 수 있다는 의미다. 앞서 지난 2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지금 단계에서 4차 추경 편성이 필요하다는 판단은 너무 성급하다”고 말했던 것을 고려하면 이틀 사이에 입장이 미묘하게 달라졌다.
홍 부총리는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 격상과 관련해서는 ‘신중론’을 폈다. 그는 “경제를 맡고 있는 입장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가 3단계로 격상되면) 경제적 피해가 굉장히 극심할 것”이라며 “3단계 이행은 (정부가) 굉장히 깊이 있게 검토해서 결정돼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경기 회복에 가장 부담이 되는 요인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다만 “방역도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경제 입장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를 무조건 반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가 시행되면 사실상 대부분의 외부 활동이 금지된다. 10명 이상이 모이는 집합·모임·행사가 금지되고 학교도 원격수업이나 휴업에 들어간다. 프로야구 등 모든 스포츠 경기도 중지되고, 공공기관은 필수 인원을 제외한 전 인원이 재택근무를 해야 한다. 사람들이 자주 찾는 카페나 일반주점, 학원, 목욕탕·사우나, 영화관, 결혼식장 등도 모두 문을 닫아야 한다. 음식점과 미용실, 쇼핑몰은 방역 수칙 준수 전제하에 영업은 허용되지만, 오후 9시까지만 해야 한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