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피격’ 시위대에 총쏜 17살의 SNS, 트럼프로 가득

입력 2020-08-28 09:51
의자로 체포된 카일 리튼하우스. 17세 소년으로 앳된 모습이다. 트위터 캡처

‘흑인 아빠’ 제이컵 블레이크 피격에 항의하는 시민들에게 총을 쏴 2명을 숨지게 한 10대 용의자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였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27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전날 체포된 카일 리튼하우스(17)의 것으로 추정되는 SNS 계정 곳곳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경찰을 지지하는 백인 청년의 모습이 담겨 있다. 특히 스냅챗 계정에 올라온 영상에는 사건 당일인 지난 25일 시위 현장에 나온 리튼하우스의 모습이 등장하고, 몇 초간 총기 소지자의 시선으로 바뀐다.

리튼하우스는 틱톡 계정에 트럼프 캠프 집회 현장을 담은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올해 초 아이오와주 디모인에서 열린 집회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상에 나오지 않는다.

카일 리튼하우스로 추정되는 남성(오른쪽)이 지난 25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벌어진 ‘블레이크 사건’ 규탄 시위에서 시민들을 향해 총부리를 겨누고 있다. 트위터 캡처

백악관은 이에 대해 “경선 현장에 간 사람들의 개인적 행동에 (백악관이) 책임을 지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리튼하우스는 지난 25일 오후 일리노이주 커노샤에서 시위대를 향해 반자동 소총을 발사해 2명을 숨지게 하고 1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이날 검찰에 기소됐는데 1급 고의 살인 등 6개 혐의가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흑인남성 제이컵 블레이크 피격사건에 항의하는 한 여성이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당시 시위는 지난 23일 경찰의 과잉 총기 진압으로 중태에 빠진 블레이크 사건에 항의하기 위한 것이었다. 블레이크는 3살, 5살, 8살 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경찰의 총격을 받고 쓰러졌다. 지난 5월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이 부른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이 미국에서 다시금 촉발된 이유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