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구 아파트 환기구에 ‘코로나19’ 바이러스 없었다

입력 2020-08-27 20:19 수정 2020-08-27 20:2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구로구 아파트의 환기구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환기구를 통한 전파 가능성은 낮다”는 방역당국의 분석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다.

구로구는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한 관내 아파트의 확진자가 나온 가구 5곳의 환기구에서 검체 14건을 채취해 전문 기관에 검사를 의뢰한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27일 밝혔다.

이 아파트는 같은 라인에 서로 인접한 층에서 확진자가 나와 환기구를 통한 감염 가능성이 제기됐다.

전날까지 확진된 5가구 8명은 아래쪽에 3개 가구가 위아래층으로 붙어있고, 중간에 3개층을 사이에 두고 다시 2개 가구가 위아래로 붙어 있다.

그런데 이날 기존 확진자들이 거주하는 아파트 라인이 아닌 옆 라인에 사는 2가구 2명이 이날 추가로 확진됐다. 추가로 확진된 주민 2명(구로구 136·137번)은 서로 다른 층에 살고 있다.

새로 확진된 2명이 각각 사는 집은 저층과 고층으로 서로 많이 떨어져 있다고 구는 전했다.

앞서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 아파트의 집단감염 경로에 대해 “(환기구 감염) 가능성을그렇게 높게 보지는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증상 발현이 더 빠른 환자가 같은 아파트 내에서 더 높은 층수에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는 공기 흐름이 아래에서 위로 올라오는 경우가 일반적이어서 이 아파트 내 감염 선후 관계와 맞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26일 오후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구로구 한 아파트에서 보건소 직원 등이 방역과 역학조사를 위해 아파트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당국은 새로 확진자가 나온 라인이 기존 확진자 가구의 바로 옆인 점으로 미뤄 같은 엘리베이터 이용을 통한 감염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 중이다.

이 아파트는 ‘ㄷ’자 구조의 복도식 아파트로 한 층에 21세대가 거주하고 있다. 층마다 2개씩 있는 엘리베이터는 ‘ㄷ’자의 꺾이는 모서리 지점에 위치해 있다.

확진자들이 거주하는 두 개 라인은 ‘ㄷ’자의 한쪽 부분에 치우쳐 있어 같은 엘리베이터를 이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 아파트의 주민 수(268세대 500여명)에 비해 엘리베이터 수가 적어 엘리베이터 내 밀집도가 높은 편이라고 구는 설명했다.

구로구 관계자는 “어제까지 확진자가 나온 가구가 같은 라인이다 보니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환기구 전파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라며 “방대본 분석이나 환기구 검체 검사 결과를 보면 다른 전파 가능성을 더 면밀히 조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와 관련된 코로나19 확진자는 27일 오후 6시까지 4명이 더 늘어 누적 32명이 됐다. 이날까지 검사를 받은 아파트 주민 중 확진된 7가구 10명을 제외한 183명은 음성 반응이 나왔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