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동기’ 이왕준 “광복절 집회가 코로나 확산에 기름 부었다”

입력 2020-08-28 00:10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문재인 정권 부정부패·추미애 직권남용·민주당 지자체장 성추행 규탄 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비상대응본부 실무단장인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이 “광복절 집회가 코로나19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고 분석했다.

이 이사장은 지난 26일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최근 코로나19 추세에 대해 “전국적 확산으로 폭발적으로 (확진자 수가) 증가할 수 있는 중대 국면에 있다. 관리가 안 되면 1000명대까지도 충분히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2.5단계 정도의 중간적인 통제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한국의 코로나 확산 추세를 오페라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중국 우한에서 환자가 온 다음에 2월 말까지 한 달 정도 1막, 신천지에서 시작한 대구·경북의 2달간 파고가 2막, 이태원에서 시작해서 이번 8월 초까지가 3막 1장, 8월 15일부터 시작해서 3~4개월 동안 올 파고가 3막의 큰 대목으로 예상된다”며 “3막이 제일 지루하면서 길다”고 말했다.

이번 확산 추세에 대해서는 “8월 15일 이후에 확 늘어난 건 광화문 집회 같은 나쁜 계기가 있었고, 사전적인 원인이나 7월 말부터 지역사회에 깜깜이 환자 전파를 비롯해서 누적된 대목도 있었다”며 “(광화문집회가) 기름을 부어서 더 폭발됐다”고 분석했다.


이 이사장은 올해 연말과 내년에 더 큰 위기가 올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오페라는 이제 3막 2장에 접어들었다. 올해 11월부터 시작될 4막이 클라이맥스가 될 것 같다”며 “겨울철 대유행 인플루엔자랑 같이 겹치는 등 내년 봄까지 한 번 더 큰 위기가 올 수 있다. (그게 끝나면) 5막까지 갈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마스크의 확산 예방 효과보다 더 좋은 백신이 나오리라고 보장하기 어렵다”는 오명돈 중앙임상위원장의 주장에 대해서는 “백신에 대한 과도한 기대 또는 미국·중국·러시아가 근거 없는 정치적인 기대심리를 부추기고 있는 대목에 대한 것(우려를 드러낸 것이다)”이라며 “100% 완치를 보장해주는 백신은 없다. 인플루엔자 백신도 목표치가 2명 중에 1명 방어효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번 맞아 안 될 수도 있다. 그러면 두 번, 세 번 맞을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진행자가 이 답변에 ‘인류는 평생 마스크를 끼고 살아야 하냐’고 묻자 이 이사장은 “내년 말에서 내후년까지는 껴야 할 것이다. 위험이 있을 수 있는 공간에서는 마스크가 상용화되는 기간이 오래 갈 것이다”라고 답했다. 이 이사장은 코로나19 음성이 증명되지 않으면 해외 출입국이 불가한 ‘헬스비자’ 같은 제도 신설도 예상했다.

이 이사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에 대해서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세계 각국이 완벽한 락다운(Lock-Down)으로 가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효율적인 방역구조를 구축하면서 일상과 경제 생활을 가져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라며 “전체 의료 역량이 위기에 처하지 않게 감당할 수 있게끔 시스템을 유지하는 과정이 앞으로 최소 2년 이상 필요할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