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비상대응본부 실무단장인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이 “광복절 집회가 코로나19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고 분석했다.
이 이사장은 지난 26일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최근 코로나19 추세에 대해 “전국적 확산으로 폭발적으로 (확진자 수가) 증가할 수 있는 중대 국면에 있다. 관리가 안 되면 1000명대까지도 충분히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2.5단계 정도의 중간적인 통제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한국의 코로나 확산 추세를 오페라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중국 우한에서 환자가 온 다음에 2월 말까지 한 달 정도 1막, 신천지에서 시작한 대구·경북의 2달간 파고가 2막, 이태원에서 시작해서 이번 8월 초까지가 3막 1장, 8월 15일부터 시작해서 3~4개월 동안 올 파고가 3막의 큰 대목으로 예상된다”며 “3막이 제일 지루하면서 길다”고 말했다.
이번 확산 추세에 대해서는 “8월 15일 이후에 확 늘어난 건 광화문 집회 같은 나쁜 계기가 있었고, 사전적인 원인이나 7월 말부터 지역사회에 깜깜이 환자 전파를 비롯해서 누적된 대목도 있었다”며 “(광화문집회가) 기름을 부어서 더 폭발됐다”고 분석했다.
이 이사장은 올해 연말과 내년에 더 큰 위기가 올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오페라는 이제 3막 2장에 접어들었다. 올해 11월부터 시작될 4막이 클라이맥스가 될 것 같다”며 “겨울철 대유행 인플루엔자랑 같이 겹치는 등 내년 봄까지 한 번 더 큰 위기가 올 수 있다. (그게 끝나면) 5막까지 갈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마스크의 확산 예방 효과보다 더 좋은 백신이 나오리라고 보장하기 어렵다”는 오명돈 중앙임상위원장의 주장에 대해서는 “백신에 대한 과도한 기대 또는 미국·중국·러시아가 근거 없는 정치적인 기대심리를 부추기고 있는 대목에 대한 것(우려를 드러낸 것이다)”이라며 “100% 완치를 보장해주는 백신은 없다. 인플루엔자 백신도 목표치가 2명 중에 1명 방어효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번 맞아 안 될 수도 있다. 그러면 두 번, 세 번 맞을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진행자가 이 답변에 ‘인류는 평생 마스크를 끼고 살아야 하냐’고 묻자 이 이사장은 “내년 말에서 내후년까지는 껴야 할 것이다. 위험이 있을 수 있는 공간에서는 마스크가 상용화되는 기간이 오래 갈 것이다”라고 답했다. 이 이사장은 코로나19 음성이 증명되지 않으면 해외 출입국이 불가한 ‘헬스비자’ 같은 제도 신설도 예상했다.
이 이사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에 대해서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세계 각국이 완벽한 락다운(Lock-Down)으로 가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효율적인 방역구조를 구축하면서 일상과 경제 생활을 가져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라며 “전체 의료 역량이 위기에 처하지 않게 감당할 수 있게끔 시스템을 유지하는 과정이 앞으로 최소 2년 이상 필요할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