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400명대로 급증했다. 173일 만에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수도권 신규 확진자가 300명까지 올라선 것도 처음이다. 수도권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를 취한지 열흘째에 접어 들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정부는 이번 위기가 신천지 사태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7일 0시 기준 신규확진자 수가 전일 대비 441명 늘어 총 확진자 수가 1만8706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수도권은 2단계 거리두기 강화 조치가 발동된지 열흘째지만 이날 처음으로 일일 신규확진자가 300명을 넘어섰다. 서울에서는 구로구 아파트와 관련해 지난 23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후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는 총 28명으로 늘었다. 아파트 확진자 중 금천구 육가공업체(비비팜) 종사자가 있었고, 이곳에서도 19명이 무더기 감염됐다. 서울 은평구 미용실(헤어콕 연신내점)은 지난 22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후 8명이 추가 확진됐다.
거리두기 강화에도 확산세가 잡히지 않는 이유는 지난 15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의 의 전파 속도가 역학조사보다 빠르기 때문이다. 각 지역의 집단감염의 ‘시발점’이 되고 있는 광화문 집회 참석자들의 진단검사 실시율도 아직 16%(8036명)다. 앞으로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는 의미다. 같은날 종로구 보신각 일대에서 벌어진 민주노총 기자회견과 관련해 방역 당국은 통신 3사 기지국 정보 확보, 참석자 명단 등을 요청했다. 명단이 확보되면 진단검사가 순차적으로 실시되고, 예상치 못한 n차감염이 발견될 가능성도 있다.
이날까지 959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의 역학조사는 아직 약 30%밖에 이뤄지지 않아 그 여파가 계속되고 있다. 이날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사랑제일교회 신도·방문자는 5912명인데 이 중 검사를 받은 비율은 약 32%(1902명)에 불과했다.
정부는 3단계 격상의 가능성은 열어두되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기존 집단감염의 여파가 잠잠해질 때까지 지켜보며 2단계 거리두기 실천을 독려할 방침이다. 윤태호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으며 필요한 조치는 신속하고 과감하게 취할 것”고 설명했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이번 주말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의 잠복기인 14일째”라며 “정점 또 그 이후에 억제되는 양상으로 바뀔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시민들의 거리두기 실천율은 과거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고 있어 3단계 격상으로 강제적인 셧다운(봉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19일 수도권 거리두기 2단계 격상 이후 처음 맞은 주말(22~23일) 시민들의 이동량은 직전 주말 대비 16.9%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 2월 대구·경북 위기 당시 나타난 감소량(최대 38.1% 감소)의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