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을 수사했던 정진웅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검사가 차장검사로 승진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으로 분류되거나 정부를 겨냥한 주요 수사들을 맡았던 중간간부들은 지방검찰청으로 이동하게 됐다. 그간 홀대 받았던 형사부 및 공판부 검사들을 우대한다는 법무부의 메시지도 재확인됐다.
법무부는 27일 검찰 중간간부 인사를 발표했다. 정 부장검사는 광주지검 차장검사로 승진했다. 정 부장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한동훈 검사장을 폭행했다는 의혹으로 논란을 일으켰었다. 서울고검은 정 부장에 대한 감찰을 진행 중이다. 관심을 모았던 서울중앙지검 신임 3차장검사에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보좌해온 구자현 법무부 대변인이 발령 났다.
청와대 하명수사 및 선거개입 의혹 사건을 수사해온 김태은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장은 대구지검 형사1부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삼성 경영권 승계 의혹을 수사했었던 이복현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장은 대전지검 형사3부장으로 이동한다. 이 부장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대검찰청의 중간간부들도 대부분 교체됐다. 앞서 법무부의 검찰 직제개편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대검 조직의 축소 및 중간간부 교체는 예정돼 있는 상황이었다. 검찰총장의 ‘눈과 귀’로 불리는 수사정보정책관은 검찰 직제개편안을 통해 수사정보담당관으로 축소됐다. 다만 손준성 수사정보정책관이 수사정보담당관으로 업무를 이어가게 됐다. 대검 조직이 축소되는 만큼 기존 정책관을 남겨 업무 연속성을 유지하게 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라임자산운용 사태를 수사해왔던 서울남부지검 조상원 형사6부장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2부장으로 발령이 났다. 다만 남부지검 형사6부로 파견됐었던 이성범 부부장 검사는 수사팀에 남게 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주요 수사의 안정적 마무리를 위해 팀장급 검사들을 유임시켰다”고 말했다.
대검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입’ 역할을 했던 권순정 대변인은 전주지검 차장검사로 발령이 났다. 후임 대변인에는 이성윤 지검장 휘하에서 일했던 이창수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이 맡게 됐다.
법무부는 검찰의 중심을 형사부, 공판부로 옮기겠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검찰에서 매년 2차례 선정하는 우수형사부장들 중 서울중앙지검 부장에 5명이 발탁됐다. 여성 검사들도 약진했다. 법무부 법무실 및 대검 공판송무부 과장 전원이 여성으로 보임됐다.
법무부는 8개월 동안 공석이었던 법무부 인권국장에 이상갑 법무법인 공감 변호사를 임용했다. 이 신임 인권국장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일본 정부·기업에 대한 소송에 참여하는 등 인권 변호 활동을 해왔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