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젠 ‘코로나 고위험국’… 싱가포르·대만, 韓입국자에 빗장

입력 2020-08-27 16:55 수정 2020-08-27 17:08
코로나19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3월 싱가포르 창이 공항에서 한 입국자가 검역소를 지나고 있다. EPA연합뉴스

국내 코로나19 환자가 다시 늘어나면서 일부 국가에서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검역이 강화되고 있다.

27일 대만연합보와 주 타이베이 한국대표부 등에 따르면 대만 보건당국은 전날 ‘코로나19 중저(中低) 위험 국가’ 명단에서 한국을 뺐다. 비즈니스 목적 방문자의 경우 2주 자가 격리기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 대만으로 들어오는 방문자는 반드시 14일 동안의 자가 격리 기간을 의무적으로 지켜야 한다.

천스중 대만 위생부장은 최근 한국의 수도권 교회 관련된 집 등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요양시설 등으로 퍼지고, 확진 판정 사례가 증가하는 상황을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싱가포르도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검역을 한층 강화했다. 당초 싱가포르 당국은 한국을 코로나19 저위험국가에 포함하고 한국에서 입국하는 이들의 경우 자택이나 거주지에서 격리하도록 했다. 하지만 오는 29일부터는 정부 지정시설 격리로 바뀐다. 기존의 격리 지침보다 강화된 조치다. 싱가포르 보건부는 “한국 당국은 전국적인 코로나19 발발 사태를 경고했다. 한국 전역에서 더 엄격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됐다”며 강화 이유를 밝혔다.

국내 기업인들의 중국 출장도 차질을 빚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인들을 태운 전세기가 오는 28일 인천에서 중국 충칭으로 떠날 예정이었지만 중국 측의 거부로 보류됐다. 중국 민항총국이 한국 내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전세기 승인을 유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외교부는 이 같은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검역 강화 움직임이 아직 국제사회의 전반적 추세는 아니며, 일부 국가에만 한정된 조치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재 세계 각국의 한국발 입국 제한은 코로나19가 처음 확산됐던 올해 초에 비해선 크게 완화된 상태다. 한국을 입국금지 대상으로 삼는 국가는 지난 5월 153개국에 이르렀지만 현재 92개국으로 줄었다. 기업인을 대상으로 한 예외적 입국완화 조치 대상자도 지난 5월 11개국 5081명에서 18개국 1만8166명으로 늘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