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안보 위협을 이유로 중국의 동영상 공유 애플리케이션 ‘틱톡’의 퇴출을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케빈 메이어 틱톡 최고경영자(CEO)가 취임 2개월여 만에 사의를 표했다.
27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틱톡 대변인은 이날 메이어 CEO가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사퇴 의사를 밝혔다면서 회사는 그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메이어는 서한에서 “최근 몇 주 동안 정치 환경이 급변했다. 매우 무거운 마음으로 회사를 떠나기로 한 결정을 모든 직원에게 알린다”면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석이 된 틱톡 CEO 자리에는 틱톡 미국법인의 바네사 파파스 총경리가 앉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어는 월트 디즈니에서 수년간 근무하며 능력을 인정받은 베테랑이다. 마블과 루카스필름, 21세기폭스, 픽사 등 굵직한 인수 업무에 참여했으며 유료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의 구독자 상승세를 이끌기도 했다.
올해 초 디즈니 CEO 경쟁에서 밀려난 메이어는 지난 6월 틱톡으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틱톡이 메이어를 CEO로 영입해 중국색 빼기를 시도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메이어는 취임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계속되는 압박에 힘든 시간을 보내온 것으로 전해졌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틱톡 CEO로 영입된 메이어를 두고 “중국의 꼭두각시”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이 미국의 민감한 정보를 중국에 유출하고 있다”면서 틱톡의 미국 사업부를 오는 9월 15일까지 전부 매각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틱톡 소유주 바이트댄스는 현재 마이크로소프트(MS) 등과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