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여제’ 김연경(32)과 ‘국가대표 세터’ 이다영(24)을 영입해 기존 에이스 이재영(24)과 함께 ‘흥벤저스(흥국생명+어벤저스)’를 결성한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이 이번 주말 열릴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KOVO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개막전에서 팬들 앞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흥국생명은 30일 오후 2시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릴 KOVO컵 여자부 개막전에서 지난 시즌 V-리그 1위팀 현대건설을 상대로 첫 경기를 펼친다.
관심사는 김연경이 10년 만에 국내 복귀전을 치를지 여부다. 김연경은 일본 JT마블러스 소속이던 2010년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고 KOVO컵에 참가해 팀 우승을 이끌고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바 있다. 김연경까지 투입된다면 흥국생명은 국가대표 레프트 김연경-이재영에 한 시즌 더 동행하기로 결정한 라이트 루시아 프레스코(29·아르헨티나)까지 빈 틈 없는 좌우 날개 공격진을 완성하게 된다. 그리고 그들에게 공을 뿌려주는 선수는 국가대표 세터 이다영이다.
김연경은 지난 도쿄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에서 복근 부상을 입었지만 현재 컨디션을 끌어올린 상태라, ‘흥벤저스’는 개막전서부터 가동될 가능성이 높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김연경이 좋은 컨디션으로 팀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며 “특별한 일이 없다면 김연경급의 선수를 웜업존에만 세워놓진 않을 것 같다”고 조심스레 밝혔다. 김연경은 흥국생명 선수단과 함께 28일 제천에 도착해 29일 간단한 적응훈련으로 개막전을 준비할 계획이다.
이에 맞서는 현대건설은 최근 고(故) 고유민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뒤 여자배구계의 ‘빌런(히어로물의 악당)’이 된 상태다. 유족 측으로부터 팀 내 따돌림과 부적절한 계약 해지·임의탈퇴가 있었단 주장이 나오면서다. 아직 진실 공방이 이어지고 있지만, 팀 내 분위기는 뒤숭숭할 수밖에 없다.
현대건설은 지난 시즌 V-리그 최우수선수(MVP) 센터 양효진(31)을 비롯해 레프트 고예림(26) 황민경(30)과 라이트 황연주(34)를 앞세워 반전을 노린다. 새로 합류한 외국인 레프트 엘렌 루소(29·벨기에)의 활약도 관심거리다. 루소는 공수 모두에 기여해야 하는 레프트임에도 지난 시즌 세계 최강 터키리그에서 득점랭킹 2위에 오른 선수로 큰 기대를 받고 있다. 다만 새로 영입한 세터 이나연(28)이 이다영의 공백을 메워줘야 수준급 공격진도 빛을 발할 수 있다.
뜨거운 관심이 모이고 있는 개막전의 변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다. 전국 신규 확진자가 27일 400명대로 급증하면서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3단계로 격상하는 방안을 본격 검토하고 있다. 3단계가 시행되면 프로스포츠 경기는 전면 금지된다. 그 시점이 여자부 개막전 이전이 될 가능성도 있다. KOVO 관계자는 “3단계 지침이 전국적으로 적용되면 KOVO컵도 바로 중단해야 할 상황”이라며 “만약 수도권 위주로 먼저 3단계가 시행될 경우 제천시와 논의를 통해 중단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