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도 시키고, 과외비로 데이트…여교사의 어긋난 제자 사랑

입력 2020-08-27 14:50 수정 2020-08-27 14:53

고등학생 제자와 교제하며 집에서 귀금속을 훔치라고 시키고 과외비도 수백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 유부녀 기간제 교사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7일 인천지법 형사5단독 이상욱 판사는 절도교사 및 사기 혐의로 기소된 인천의 한 고등학교 기간제 교사 A씨(32)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2018년 12월부터 제자인 B군과 개인적으로 연락을 하며 친분을 쌓고 지난해 1월부터 연인 관계가 됐다. 이후 A씨는 B군에게 “너는 아직 미성년자라 돈을 벌 수 없으니 집에서 돈이 될 수 있는 것을 갖고 와서 팔자”고 절도를 권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B군은 지난해 2~4월까지 A씨가 시키는 대로 금반지가 담긴 패물함 등 1300만원 상당의 금품을 27차례 훔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A씨는 같은 해 2~5월에는 B군 부모에게 1주일에 2차례 아들에게 과외를 해주겠다고 속여 10차례 640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도 받았다. 하지만 과외는 하지 않았고 A씨와 B군은 이 시간에 데이트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B군의 부모는 A씨를 고소했고, 경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A씨는 지난해 5월 면직됐다.

A씨는 재판과정에서 “정신 질환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범행 당시 그가 사물 판별 능력이나 자신의 행위를 통제할 능력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 수법이나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를 보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그런데도 피고인은 B군이 용의주도했다는 식으로 책임을 그에게 돌리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 “피고인에게서 반성하는 태도를 찾아보기 힘들고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한다”면서 “초범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나현 인턴기자